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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다 연고 없는 사람들…누구 찍나" 명룡대전에 냉담한 계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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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위한 후보 부재…대체 선택지도 없어" 불만 한목소리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보수정당 전력투구 당연" 의견도
정권 심판·지역 개발·후보 교체 등이 당락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이발소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이재명TV 화면 캡처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이발소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이재명TV 화면 캡처
"서울시장 하겠다고 떠난 사람한테 지역구 물려받은 사람이나, 그 사람 떨어뜨리겠다고 나온 사람이나 모두 똑같아 보여요. 이재명과 원희룡이 계양을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일까요?"
 
18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산산성 입구에서 만난 귤현동 주민 김모(41)씨는 오는 4월 예정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은 오는 4월 열리는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면서 이른바 '명룡대전'을 앞두고 있다. 두 거물 정치인이 격돌하면서 '총선 최대 빅매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 위한 후보 부재…대체 선택지도 없어" 불만 한목소리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그러나 18일 인천 계양을 지역 민심은 대체로 싸늘했다. 두 대권주자의 전초전을 기대하며 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외부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그 중심에는 지역의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선거 본연의 취지와 달리 지역 연고 없는 후보를 내보내려고 하는 양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계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계산동 주민 김모(40대)씨는 "솔직히 이번 총선은 계양구와 연고가 없는 사람들만 후보로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대표성은 제쳐두더라도 당선인이 과연 지역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개혁신당이나 녹색정의당에서 출사표를 낸 후보가 없어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자유통일당 소속으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있지만 그 역시 원 전 장관과 같은 명분으로 출마한 만큼 국민의힘 측 지지율을 흡수할 여지가 높다는 게 주민들 반응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4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이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을 더 이상 못 보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아예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귤현동 주민 이모(37·여)씨는 "후보들 모두 지역주민들을 위해 온 게 아닌 그저 국회의원 배지가 목표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역구 후보에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보수정당 전력투구 당연" 의견도

국민의힘 원희룡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왼쪽)가 18일 오전 계양축구협회 시무식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민의힘 원희룡 선거사무소 제공국민의힘 원희룡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왼쪽)가 18일 오전 계양축구협회 시무식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민의힘 원희룡 선거사무소 제공
계양을에 몇 안 되는 전통시장 중 한 곳으로 선거 때마다 표심의 바로미터로도 일컬어지는 계양산전통시장. 이 곳은 지난 8일 설 연휴를 앞두고 원 전 장관과 이 대표가 같은 시간대에 이 시장을 방문하며 '민심 잡기'에 공들인 장소다.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은 이 곳을 틈나는 대로 찾아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계양을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계양갑·을로 나뉜 이래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면 20년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했지만 다른 수도권 지역과 달리 계양을은 늘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계양을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이고 국민의힘에게는 험지였던 만큼 원 전 장관과 같은 거물 정치인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한 시장 상인은 "혹여 손님이 끊길까봐 함부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계양을 지역은 이미 여러 차례 거물 정치인들을 거쳐 간 곳이기 때문에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가 나왔다는 게 흠이 되는 곳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권 심판론 vs 지역 개발론


계양을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의 당락을 가를 화두로 정권 심판론과 지역개발론을 꼽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이 큰 만큼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낸 이재명 대표가 현 정부의 대항마이자 계양을 발전의 주축이라는 의견과 반대로 현 정권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전 장관이 낙후된 지역을 바꿔줄 후보라는 기대감이 공존한다.
 
시장에서 만난 정모(50대)씨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에 민주당을 지지할 생각"이라며 "이 대표가 당선 직후 2년간 현 정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만큼 그가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 시절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계산동 주민 송모(70대)씨는 "계양구는 인접한 서구 청라나 검단, 부평구와 달리 오랫동안 원도심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라며 "3선 국회의원에 재선 제주지사, 국토교통부장관을 지낸 원희룡 후보가 계양의 주거·교통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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