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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게 없는' KB손보, '지면 치명타' 대한항공에 또 고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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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맞대결. KOVO 제공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맞대결. 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최하위' KB손해보험은 남은 시즌에 사실상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팀이다.

이미 봄 배구 가시권에 든 팀들과도 승점 차가 꽤 벌어진 시점. 승패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갈 길 바쁜' 2위 대한항공을 만난다.

KB손보는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 원정 경기를 떠난다. 봄 배구 도전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까지 KB손보는 4승 21패(승점 17)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1라운드를 마치고 기록한 6위가 이번 시즌 가장 높은 순위. 이번 시즌 내내 장기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위 순위인 6위 현대캐피탈(11승 15패 승점 36)과도 승점 차는 19나 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 KB손보의 특이점은 대한항공만 만나면 경기력이 올라왔다는 점이다. 총 4번의 맞대결에서 2승 2패로 맞대결 전적 동률을 이뤘고, 승점은 7이나 따냈다.

KB손보가 이번 시즌 연승을 기록한 건 단 1차례뿐인데, 연승의 제물이 된 것도 대한항공이었다. KB손보는 지난해 12월 10일 3라운드 대한항공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후 거짓말처럼 6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온 상대도 대한항공이었다. 지난달 9일 4라운드에서 KB손보는 대한항공을 홈으로 불러들여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 전에도 KB손보는 3연패를 기록 중이다. 또 대한항공을 제물로 연패 늪에서 빠져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KB손보 '외국인 에이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194cm)는 대한항공만 만나면 훨훨 날았다. 비예나가 이번 시즌 대한항공을 상대로 뽑아낸 득점은 4경기 129점. 1경기 평균 약 32득점 수준이다.

다른 5개팀을 상대로 1경기 평균 득점이 약 25점인 것을 감안하면 비예나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유독 강하다. 단순 득점뿐만이 아니다. 대한항공전에서 공격 성공률은 58.02%나 된다. 퀵 오픈 성공률은 65.38%, 후위 공격 성공률 62.35%, 오픈 공격 성공률 47.95%로 높다.

왼쪽부터 KB손해보험 비예나, 대한항공 무라드. KOVO 제공왼쪽부터 KB손해보험 비예나, 대한항공 무라드. KOVO 제공
반면 대한항공의 입장에선 KB손보보다 부담을 진 채로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역사를 달성하기 위해 1위 우리카드(17승 9패 승점 50)를 부단히 쫓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4라운드 막판 우리카드가 연패에 빠진 틈을 타 매섭게 추격을 시작했다. 당시 파키스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205cm)의 맹활약에 힘입어 4라운드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승리해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마침내 승점 동률을 이뤄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5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우리카드가 부활 중이다. 우리카드는 5라운드 초반 2연승을 달리며 4라운드 5연패로 처진 분위기를 되살려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역시 무라드의 역할이 필요하다. 4라운드 후반부에 활약을 보였던 무라드는 5라운드 첫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음에도 단 1득점에 그쳤다. 다행히도 직전 경기인 삼성화재전에선 23득점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무라드가 이 기운을 이어가야 대한항공이 벌이고 있는 선두 싸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패배한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될 대한항공과 잃을 게 없는 KB손보. 순위 차이는 많이 나더라도 올 시즌 두 팀의 맞대결 전적을 보면 배구 팬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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