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GTX-C 착공기념식에서 노선통과 지역 주민, 박상우 국토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근 의정부시장 등과 함께 GTX-C 착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구축하는 등 이른바 '전국 광역철도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지역마다 일제히 반색하고 나섰다.
다만 향후 사업비 분담에 따른 지방 재정 악화와 시·종점 혐오시설 기피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늘이고 벌리고'…노선 확장에 경기·인천 '환영 일색'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GTX-C 착공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정부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GTX A·B·C 노선 연장과 D·E·F 노선 신설의 신속한 추진, 지방 대도시권 광역급행철도 도입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GTX-A·C노선 연장의 최대 수혜 권역인 경기남부 지역은 정부 계획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A노선을 남쪽으로 평택지제역까지 20.9㎞ 늘이고, C노선은 북쪽으로 동두천까지 9.6㎞, 남쪽으로 평택과 충남 천안을 지나 아산까지 59.9㎞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평택시와 화성시, 오산시 등은 함께 GTX-C노선의 평택 연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지제역은 SRT와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정차하고 있고, 수원발 KTX 정차 또한 확정된 곳이다"라며 "GTX-A·C 노선까지 지나면 경기남부 최고의 교통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명근 화성시장도 "GTX-C노선 병점 연장 계획이 확정돼 화성시민의 교통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며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GTX-D·E·F노선 신설과 관련해서는 인천시가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 입장을 전했다.
'Y자' 형태의 GTX-D노선은 인천 검단~계양과 인천공항~청라~가정을 지나 서울 강남(삼성)을 잇는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GTX-E는 인천공항~청라~대장~남양주를 연결한다.
인천시는 GTX-D가 개통되면 인천 검단·청라에서 서울 강남(삼성)까지 30분, 영종에서 강남까지 4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2시간가량 걸리던 것에 비해 1시간 이상 단축되는 것이다.
그동안 인천시는 GTX-D노선의 Y자 구축과 GTX-E노선 확정을 위해 정부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협의해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GTX 노선 확충은 수도권 동서축을 잇고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인천시민과의 약속인 사통팔달 철도망 확충을 이루게 됐다"고 반겼다.
GTX-D가 경유하는 광명시 또한 3기 신도시의 교통망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애초 GTX-D 계획은 광명 땅을 지나가는 수준이었는데, 광명시흥 신도시뿐 아니라 광명시 광역교통망 개선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GTX 품게 된 강원도 "수도권 강원시대 열릴 것"
GTX 노선도. 국토교통부이번 정부 계획에 따라 GTX를 품게 된 강원특별자치도도 환영했다.
GTX-B노선 종점이 춘천으로 공식 확정되고, GTX-D노선에 Y자형 원주 연장이 최종 반영됐다.
GTX-B 춘천 연장은 애초 남양주 마석역까지 예정돼 있던 노선의 종점을 기존 경춘선을 활용해 춘천으로 55.7㎞ 연장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춘천역에서 서울역까지 환승없이 55분, 용산역까지 63분, 인천 송도까지는 87분으로 서울 서남권과 인천까지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기존 ITX 철도 운행보다 운행횟수가 세 배 가량 증가해 배차간격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100%(92차례) 운행할 경우 배차 간격이 출퇴근 수요가 많은 시간대는 7.5분, 낮 시간에는 15분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GTX-D 원주 연장은 D노선인 수서광주선과 경강선을 사용하며, 서울 수서역~서원주역까지 83.1㎞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최근 공사에 들어간 여주~원주 복선전철과 함께 경기 남부권, 서울, 인천까지 접근성 높은 수도권 철도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도는 지자체 간 GTX 유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을 감안해 지난해 10월 별도 전담팀을 운영해왔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시대'를 여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예타 통과 등 앞으로의 절차를 전략적으로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 직후 서둘러 언론 브리핑을 연 육동한 춘천시장도 "춘천이 사실상 수도권 도시가 되는데 소위 '빨대효과'가 없도록 앞으로 역세권 개발이나 도시재생사업 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사업비 분담·혐오시설 갈등은 '숙제'로 남아
정부가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공개한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 GTX-A 노선 공사 현장에서 취재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단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사업비 분담 비율과 차량기지 입지 등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간 진통이 예상된다는 취지다.
GTX-C노선이 충남까지 이어지면서 숙원을 이루게 해당 지역에서는 노선 연장을 반기면서도, 지자체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눈치다.
충남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해 원인자 부담을 요구해온 터라 수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고가의 차량 구입비나 회차 시설 설치 비용 등은 국비로 충당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육 시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춘천시도 재정상 한계가 있는 데다 이 노선의 시·종착역이 돼 차량기지 등에 대한 협의가 예상된다"며 "시민 부담을 최소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