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 토트넘 시절. 연합뉴스해리 케인(30)이 에릭 다이어(29)의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에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12일(한국 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잉글랜드)의 다이어와 2024년 6월 30일까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다이어는 등번호 1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주전에서 밀려난 다이어 입장에서는 간절히 바라던 이적이었다. 다이어는 "이 이적은 나에게 꿈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어렸을 때 언젠가 뮌헨 같은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다재다능한 수비력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이적에는 지난해 8월 뮌헨에 새 둥지를 튼 케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사이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에 따르면 케인은 "나는 다이어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함께 했기 때문에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다이어와 다시 만나서 행복하다. 팀에 빨리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이어와의 재회를 누구보다 반기는 모습이었다.
뮌헨으로 이적한 다이어. 바이에른 뮌헨 SNS 캡처다이어는 2013년 1월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데뷔했고, 2014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해 9년 동안 활약했다. 본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2019년부터 센터백으로 전향했다. 하지만 최근 발 빠른 공격수들과 경합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기량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2-2023시즌 토트넘 수비 붕괴의 원횽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시즌을 8위로 마친 토트넘의 실점은 63골로, 상위 10팀 중 가장 많았다.
결국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밖에 났으나,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다이어는 센터백의 스페셜리스트다. 오른쪽과 왼쪽에 모두 설 수 있고, 3백에서도 뛸 수 있다"면서 "그는 몇 년 전 프리미어리그에서 6번 롤로 뛰기도 했다. 이로 인해 레온 고레츠카가 미드필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최근 토트넘에서 부진했던 만큼 뮌헨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일 매체 '키커'는 1년 전 실패한 영입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데일리 블린트(네덜란드)에 대해 언급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다이어가 블린트보다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시 블린트 영입의 당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종종 교체로 출전하는 데 그쳤고, 결국 지로나(스페인)로 떠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로축구에서 성급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토트넘에서 설자리를 잃은 다이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