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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尹, 재벌과 떡볶이? 세상에 이런 코미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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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올 한 해 우리 정치에 많은 일들이 있었죠. 오늘은 특별한 한 분을 모시고 올 한 해 우리 정치를 돌아보고 또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진 정치. 이런 정치는 공동체에 해악이다. 이제 맨정신으로 버티기도 힘들다 하면서 20대 국회에서 첫 번째 불출마 선언을 했던 사람, 바로 이철희 전 의원입니다. 그 몇 년 후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들어가서 마지막 정무수석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는 임기 종료와 함께 정치권에서 사라졌어요. 일부러 거리두기를 하면서 지낸 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1년 7개월 만에 첫 라디오 인터뷰가 되겠습니다. 만나보죠.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님 어서 오십시오.

◆ 이철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한국에 계셨어요?

◆ 이철희> 그럼요.

◇ 김현정> 어디 전기 끊어진 어디 토굴 같은 데 들어가 계셨어요? 뭘 하면서 어떻게 지내신 겁니까?

◆ 이철희> 책 많이 보고요. 또 정부에 몸을 담았으니까 조금 잊혀지는 게 필요하다 싶어서.

◇ 김현정> 거리두기를 그럼 일부러 하며 지내셨던 게 맞네요.

◆ 이철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이철희>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까 지난 정부에 있었던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동병상련이라 그럴까요? 일을 해봤던 사람의 입장으로서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조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자라는 게 제 생각이었고 한 1년 정도로 시간을 잡았었는데 그보다는 훌쩍 좀 시간이 많이 지났고요.

◇ 김현정> 그러네요. 1년 7개월.

◆ 이철희> 그리고 또 제가 지난 정부에 몸담았었기 때문에 약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면 약간의 거리두기도 필요한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던 겁니다.

◇ 김현정> 이제 거리두기 충분히 했다 생각하신 건가요?

◆ 이철희> 네.

◇ 김현정> 오케이, 오케이. 얼굴 왜 이렇게 타셨어요? 그런데.

◆ 이철희> 많이 걷습니다.

◇ 김현정> 걷기를 하시는군요.

◆ 이철희> 살을 빼면 또 약간 그렇게 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살도 좀 빠지신 것 같고 얼굴이 그냥 아주 건강한 까무잡잡함. 그래요. 외모도 참 많이 변하시고 어떻게 보면 그때보다 더 편안해 보이시고. 그렇죠?

◆ 이철희> 편안하죠.

◇ 김현정> 정치판 떠나면 편안해 하세요, 다들.

◆ 이철희> 그런데 시민의 한 삶으로 사는 것도 쉽지는 않네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이철희> 뉴스 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 김현정> 뉴스 보기가 두렵다.

◆ 이철희> 어떻게 매일 그 뉴스를 다루세요?

◇ 김현정> 저요? 저도 매일 두려운 마음으로 보고 있으면 언젠가 편안해질 날이 오겠죠. 아니, 오늘 이철희 정무수석은 올 한 해 정치를 좀 평가해 보는 자리로 초대를 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 거리두기를 하면서 보니까 정치판이 더 잘 보이더라. 그 객관적인 시각으로 1년 7개월을 어떻게 보셨는지가 제가 궁금해서 초대를 한 겁니다. 일단 총평. 1년 7개월 동안 거리를 두고 본 우리 정치판 여의도 정치판 어땠습니까?

◆ 이철희> 제가 정치를 국회의원 출마를 안 하겠다고 했을 때는 많이 답답했거든요. 우리 정치가 이렇게 해도 되나. 또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라고 제가 표현을 했는데.

◇ 김현정> 맞아요.

◆ 이철희> 많이 답답했었는데요. 밖에 나와서 보니까 화가 납니다.

◇ 김현정> 그때는 답답함이었는데.

◆ 이철희> 왜냐하면 당사자였으니까. 그런데 지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자니 화가 나더라고요.

◇ 김현정> 어떤 부분이 가장 화가 나세요?

◆ 이철희>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정치라는 게 거창하게 얘기하면 공동체의 과제를 다루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한테 당면한 과제들이 굉장히 엄중한 과제들이 있습니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도 있습니다만 저출산, 고령화도 있고요. 4차 산업혁명의 물결도 있고요. 기후위기도 있고, 기후위기 지금 매일 우리가 지금 실감하고 있잖아요.

◇ 김현정> 심각하죠.

◆ 이철희>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치권이 고민을 해야 되는데 초당적으로 이 문제는 대처해야 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싸우느라 정신이 없어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과거에는 여야 간에만 싸웠는데 정당끼리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행정부까지 가세해서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 티격태격하고 우리가 해야 될 사안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나죠. 지금 이럴 때인가 싶은 생각이 강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이럴 때인가. 전쟁터, 예전에도 전쟁터였습니다만 지금은 더 치열한 전쟁터가 돼서 모든 것이 멈춰버린 정치판.

◆ 이철희> 모조리 물어뜯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서로 서로서로 막 물어뜯고 있어요.

◆ 이철희> 그런 거 아닙니까? 당내에서도 물어뜯고 당 외에서도 물어뜯고 여야 간에 물어뜯고 행정부와 입법부 간에도 물어뜯고 심지어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일부끼리는 서로 무슨 불구대천의 원수인 것처럼 티격티격하잖아요.

◇ 김현정> 하나하나 좀 들여다보죠. 하나하나. 먼저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7개월. 그때 윤 정부 인사들 만나서 인사하고 인수인계도 하고 그러셨을 텐데 그러면서 걸었던 기대감이라는 게 있을 텐데 1년 7개월 돌이켜보면 어떻습니까?

◆ 이철희> 제 속내를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훨씬 더 저는 인색한 평가를 하는데.

◇ 김현정> 속내를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셔야 됩니다.

◆ 이철희> 이제 요즘은 뭔 얘기를 하면 저 친구는 지난 정부에 있었으니까라는 전제를 보고 그 얘기를 듣잖아요.

◇ 김현정> 선입견을 갖고 보신다.

◆ 이철희> 그래서 조심스럽죠. 그래서 제가 이 시민의 한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렸던 건데 시민의 한 사람, 국민의 일원으로서 보자면 너무 못해요. 해도 너무 못해요. 어떻게 이렇게 못할 수 있나 싶어요. 정말.

◇ 김현정> 너무 직설적으로 너무 못해요? 뭘 그렇게 너무 못해요?

◆ 이철희> 뭐 잘하는 걸 꼽을 수 있습니까?

◇ 김현정> 한 단어로 표현하면 그럼 무능?

◆ 이철희> 그렇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선거를 통해서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과 구상을 추구해볼 기회를 갖는 거예요. 저는 그런 권한은 부여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위임은 된 거죠.

◇ 김현정> 물론이죠.

◆ 이철희> 저는 생각, 정책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 없습니다.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두 가지 전제가 있어야 됩니다. 첫째는 왜 바꾸는지에 대해서 국민들한테 설명을 해줘야 되는 거고요. 그게 정치인으로서 또는 선출된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이죠. 우리 정치인의 책임감을 말할 때는 설명을 해야 될 책임감을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설명이 잘 없어요. 또 하나는 기왕에 어떤 방향이나 노선을 선택했으면 잘해야죠. 그런데 실행도 잘 못해요. 그렇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아주 쉬운 행사 같은 것도 어떻게 저렇게 어설프게 하지 싶을 정도가 있고 최근에 사건을 보면 엑스포 같은 거 아닙니까? 그렇죠? 어려운 여건인 거는 저희도 지난 정부 때 시작을 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알았거든요. 너무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기업들 징발해서 할당해서, 몇 개 국가 할당해서 니들이 맡아서 해라. 세상에 그렇게 유치하는 게 있습니까?

◇ 김현정> 재벌들 총수들이 같이 힘을 합쳐서 과거에 올림픽이든지 이런 것도 좀 돕고 그러지 않았어요?

◆ 이철희> 옆에서 돕는 거죠. 그런데 주는 어쨌거나 정부가 하는 거죠. 특히 지자체 중심으로 가는 건데 이거는 본말이 전도돼 있는 것 같고 말이 좋아 그렇다 쳐요. 그런데 가서 술이나 드시고 있으면 유치가 될 것이며 어쨌거나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돼 있는 나라인데 전쟁의 위험이 있는 나라라고 보지 않습니까? 외국에서.

◇ 김현정> 물론이죠.

◆ 이철희> 그러면 이 행사를 치를 만큼 굉장히 안정된 나라다라는 걸 보여줘야 되잖아요. 그런데 유치전을 막 한창 막바지 하고 있는데 9.19 합의는 깨버려요. 외국인들이 볼 때는 뭐지?

◇ 김현정> 9.19 합의가 깬 것도 영향을 줬다고 보세요?

◆ 이철희> 예를 들면 어떤 전략을 목표를 가지고 전략을 추구할 때 힘을 모아가려면 하다못해 하더라도 결정 이후에 했어야 되잖아요. 며칠 기다리면 될 일을 그렇게 급하게 해서 분위기에 저는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데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죠.

◇ 김현정> 말하자면 치밀함이 부족했다?

◆ 이철희> 그렇죠. 그러니까 그 실행에 있어서 저렇게 어설프게 막무가내식으로 하는데 표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제가 연초에 누구한테 들었는데 이건 확인이 안 된 겁니다만 한 40표 정도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 까보니까 29표예요.

◇ 김현정> 29표. 119:29.

◆ 이철희> 까먹은 거잖아요. 그리고 진솔하게 이게 왜 잘못됐는지 백서를 써도 시원찮을 판에 기업 총수들 다시 불러가지고 떡볶이 파티를 한다. 세상에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그게 부산 시민들 격려도 하고.

◆ 이철희> 그 격려는 대통령이 가서 해야죠. 왜 기업 총수들,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서 그렇게 합니까? 그리고 부산시민만 국민이에요? 전체 국민을 상대로 설명을 해야죠. 왜 이렇게 했다 진솔하게 설명하고 앞으로 이러지 않겠다라는 얘기를 하는 게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의 도리죠.

◇ 김현정> 사실은 부산의 떡볶이집에서 총수들과 함께 접시 들고 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고 굉장히 이례적이고 특히 그 장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신 거예요?

◆ 이철희> 저는 좀 놀랐어요. 정말. 어떻게 저렇게 하지? 제가 두 가지 근래 놀란 건 두 가지입니다. 어떤 분이 300만 원짜리 가방을 그렇게 태연하게 받는 거에 대해서 제가 깜짝 놀랐고요.

◇ 김현정> 김건희 여사 명품백.

◆ 이철희> 그런데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 아무 설명이 없는 것에 대해서 놀랐고 기업들, 대기업 회장들을 불러서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그렇게 거창한 세레머니 하면서 파티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깜짝 놀랄 일이죠. 상식적으로 보면 저도 정부에 잠깐 몸 나왔던 사람으로 보면 해서는 안 될 일이죠.

◇ 김현정> 김건희 여사 명품백 같은 경우에는 함정 취재였다. 그래서 대통령실에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 이유가 없다, 이런 식의 논평을 낸 것 같긴 한데.

◆ 이철희> 함정이었으면 그 행위가 없어집니까?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법무행정을 책임진 사람은 잘 모르겠다. 이게 무슨 대한민국이라는 게 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갖고 있습니까? 경제 규모로 보나 군사력 규모로 보나 지금은 선진국이 됐잖아요. 이미. 그런데 이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이렇게 국민들을 막 대해도 되는 건지 저는 잘 납득이 안 되고 제가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우리가 너무 조심했나?

◇ 김현정> 우리가 누구예요?

◆ 이철희> 우리 정부 때는 뭐 하나 조심했거든요. 뭐 하나 잘못하면 절차 하나 어기면 난리가 납니다. 언론에서. 매일 공격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문재인 대통령 비판했던 사람을 청와대가 고발 고소했다는 것 때문에 난리가 났었거든요.

◇ 김현정> 난리 나죠.

◆ 이철희> 지금은 언론 압수수색하고 훨씬 더 하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럼 그때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막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가장 기가 막힌 두 장면은 그 장면이었다, 지금 말씀을 해주셨고 윤 대통령이나 참모들한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조언을 하시겠어요? 그럼. 좀 경험자로서.

◆ 이철희> 글쎄요. 지금 초심으로 돌아가야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감히 제가 짐작한 대로 외로운 자리거든요. 그리고 어려운 결정도 많이 해야 되는 자리고 나를 어디로 끌고 갈 건지에 대해서 힘든 자리잖아요. 참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매일 그런 스트레스를 받고 지금 대통령이나 그 주변에 계시는 분들 내각에 계시는 분들이 많이 서운할 거예요. 야당에 대해서도 서운하고 도와주지 않는 건.

◇ 김현정> 옛날에 많이 서운하셨어요?

◆ 이철희> 그럼요. 그 안에 있으면 다 서운합니다.

◇ 김현정> 다 서운해요?

◆ 이철희> 잘해보려고 하는데.

◇ 김현정> 왜 안 알아주냐 이런 거.

◆ 이철희> 그렇죠. 못 마땅할까 싶은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가 어느 선을 넘지 않게끔 큰 실수하지 않게끔 막아주는 억균제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썩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기 때문에 그걸 잘 받아들여야 되는 거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결국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길을 선택을 해야죠. 국민은 대통. 클 대 자 대통령을 원하는 거지 반통령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반통령. 대통령을 원하지 반통령. 반만을 위한.

◆ 이철희> 반만 대표하는 거 아니죠. 지금 반도 안 되잖아요.

◇ 김현정> 반도 안 된다고 보세요?

◆ 이철희> 반도 안 되는 거 아닌가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주 혹평을 해주셨어요. 사실은 여당이 제 역할을 하는 것도 한 정부가 잘 나가는 데 굉장히 중요할 텐데 국민의힘은 그래서 혁신하자, 우리 좀 잘하자 하면서 지금 비대위원장 선출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장관이 유력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아침입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철희> 글쎄, 그 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그 당의 몫이니까 저는 존중합니다만 제가 정치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볼 때 만약에 여당의 위기라는 표현을 쓴다면 그 위기의 원인이 뭘까. 거기서부터 저는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은 뭐로 보이세요?

◆ 이철희> 대통령에서 비롯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제가 청와대에 있어 봤기 때문에 또는 여당에도 몸담아 있어 봤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장 무서워하는 목소리는 어디서 나오냐 하면 사실은 여당에서 나옵니다.

◇ 김현정> 야당 아니고 여당이다?

◆ 이철희> 야당은 으레 반대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여당에서 반대하면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그래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지금 여당이 대통령에게 할 말을 못하니까 우리 흔히 수직적 당청 관계라는 표현을 쓰는데 할 말을 못해서 대통령이 조금 더 덜 긴장하게 했던 측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개선하는 선택을 해야 될 지금 시점에 엉뚱한 선택이라고 저는 봐요.

◇ 김현정> 한동훈 장관이 쓴 소리 팍팍 할 수 있다라고 아까 성일종 의원은 그러시던데요? 할 스타일이다, 그분은.

◆ 이철희> 지금까지 하셨어요?

◇ 김현정> 지금까지 법무장관이…

◆ 이철희> 야당한테는 잘하더만.

◇ 김현정> 법무장관이니까 특별히 대통령한테 뭐라 할 자리가 아니…

◆ 이철희> 법무부 장관이 왜 야당한테는 그렇게 합니까? 사실은 민주당 정부 때도 사실은 각료들이 의회에 와서 조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요. 총리도 그런 적도 있고 저는 그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철희> 국회의원 한 사람의 인격이 높기 때문에 가서 존중하고 정중하게 얘기하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품과 상관없이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국민을 상대한다는 자세로 최대한 정중하게 낮은 자세로 설명을 해야 되는 건데 싸우자고 달려들고 고함지르고 하면 그거는 국민에 대한 태도인 거거든요. 그건 잘못된 겁니다. 그런데 쓴 소리는 안에다 하는 거죠.

◇ 김현정> 내부를 향해서.

◆ 이철희> 그렇죠. 저도 안에서 쓴 소리하다 욕 많이 먹었거든요. 그게 제일 힘든 겁니다.

◇ 김현정> 한동훈 장관이 지금 국민의힘 혁신비대위원장으로는 부적합하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철희> 제가 부적합하다, 적합하다를 판정할 권한은 없습니다만 적절한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민주당 얘기로 넘어가 보죠. 대통령과 여당 비판을 지금 세게 하셨는데 그럼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잘하고 있습니까?

◆ 이철희> 잘합니까?

◇ 김현정> 자꾸 저한테 질문을 하세요. 난감하게.

◆ 이철희> 제가 이렇게 정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그 정도로 지금 못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굉장히 높아야 맞잖아요. 안 높잖아요. 정당 지지율을 보면 어떤 거는 더 낮게 나와요. 국민의힘보다. 그거 하나만 보더라도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받기 어렵죠. 못 합니다.

◇ 김현정> 거기도 못 합니까?

◆ 이철희> 네.

◇ 김현정> 죄다 못하네요. 지금 앞부터 쭉 이야기를 들으면.

◆ 이철희> 전문 용어로 도긴개긴이라고 그러죠.

◇ 김현정> 도긴개긴입니까? 아니, 왜 민주당은 지금 못하고 있는 거라고 보고 계세요? 사실은 환경적으로 보면 여당이나 대통령 지지율 낮으니까 야당은 잘한다 칭찬받아야 되는데 왜 그게 안 되고 있다고 보세요. 뭐가 막습니까?

◆ 이철희> 글쎄, 그게 지금 민주당만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원래 야당이라는 거는 반대하는 정당이잖아요. 견제하는 역할이 기본이기 때문에 저는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 의석수가 지금 167석인가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이철희> 과반 의석 이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견제할 힘은 충분히 갖고 있고 견제도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서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거든요. 사람들은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 그러면 야당에게서 또는 야당 대표에게서 희망을 발견해야 되고 미래의 어떤 위안을 찾아야 되는데 그 부분은 좀 소홀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민주당이 그려낼 대한민국 지난 정부까지 집권을 했었는데 그럼 그때 잘한 건 뭐고 잘못한 건 뭐고 잘 리뷰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저희는 이렇게 걸어가겠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이런 겁니다. 이렇게 약자들을 위해서 힘든 사람을 위해서 이런 정책 대안을 만들었습니다라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비전 같은, 비전 담론 같은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아요. 물론 견제하고 반대하느라 바빠서 그렇다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이나 대통령이 잘못할수록 야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뭔가 내용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 부분은 좀 지금까지는 굉장히 소홀하다.

◇ 김현정> 대안 제시, 비전 제시가 소홀하다. 최근에 이재명의 민주당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말씀하셨더라고요. 이건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어요.

◆ 이철희> 지금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시는 분이잖아요. 또 대통령 출마하셨던 분이고 굉장히 많은 표를 얻었던 분인데 그분이 끌고 가려고 하는 대한민국, 예컨데 이게 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냐 하면 본인이 불체포 특권 포기하겠다고 그랬다가 뒤집었잖아요. 선거제 개혁도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하겠다고 다당제로 가겠다고 그랬는데 지금 말씀을 바꾸고 있는 중이신 것 같아요. 보도만 보면. 그러니까 그동안에 대선 때 공약했던 것들도 그러면 나중에 뒤집힐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버린 거잖아요. 그럼 지금이라도 해보니 이러이러하게 나는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모습을 보여줘야 되거든요. 그래서 반대하는 정당, 엔티 정당으로서는 민주당이 유능할지 모르겠는데 더 좋은 내일, 더 좋은 삶을 보여주는 구상하는 데 하는 좋은 정당으로서는 아직 부족한 게 많아서 이재명 대표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어떤 대한민국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그러면 더 친절하고 더 상세하고 더 집요하게 설명하는 노력이 있어야 되고요. 그런 것들이 정책 대안으로 만들어져야 되고 그게 입법화됐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다 그러면 아마 그게 훨씬 더 국민적 저항이 커질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선거제 그러면 과거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십니까?

◆ 이철희> 저는 20대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할 때 제가 원내 수석부대표였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이철희> 저는 거기에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때 목소리 높였던 분들도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는 쪽에 손 들고 계시던데요?

◆ 이철희> 그런가요?

◇ 김현정> 그거 아니라고 보세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보세요?

◆ 이철희> 저는 하여간 제 소신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근본적인 개혁은 아닙니다만 우리 정치를 조금 타협적인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는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수박 소리 또 들으시는 거 아니에요? 이러다가.

◆ 이철희> 저 현역 정치인도 아닌데. 저 수박 좋아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국무총리 그만두고 나서 이철희 수석께서 청와대 들어가셨죠?

◆ 이철희> 네.

◇ 김현정> 그러면 특별히 가까운 사이는 아니시죠?

◆ 이철희> 그렇게 먼 사이도 아니죠. 제가 당에 있을 때는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가까이서 뵐 기회가 있었고 국회의원 할 때 총리이셨거든요. 그때 현안 관련해서 이렇게 저렇게 의견을 주고받았던 사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예고한 게 민주당의 가장 큰 현안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세요?

◆ 이철희> 그냥 평론 차원에서 전망하자면 지금은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신당 창당이.

◆ 이철희> 왜냐하면 이게 뭔가 세가 잘 만들어져야 되는데 잘 안 만들어지니까. 그리고 저는 좀 너무 서둘렀다. 느닷없이 서둘러서 가다 보니까 왜 신당을 해야 되는지 그 명분이나 큰 대의가 잘 설명이 안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약간 좀 서두르다가 약간 스텝 꼬인 것 같은 느낌.

◆ 이철희> 기존의 질서에서 뭔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려고 그럴 때는 잘 설명을 해야 되거든요. 그렇죠. 그리고 그 명분을 잘 제시를 해야 되는데 그게 좀 시간이 부족했던지 좀 소홀했던 것 같고 게다가 민주당에서 한 100여 명 되는 의원들이 안 된다라고 서명하셨잖아요.

◇ 김현정> 그 질문 지금 드리려고 그랬어요. 주말 사이에 현역 의원 100여 명이 연판장 비슷한 걸 돌렸다고 합니다. 이거 안 된다, 이낙연 대표 신당창당하지 마셔라. 그 현상도 참 이례적인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 이철희> 좀 이례적이더만요. 창당을 만류하는 거야 그럴 수 있죠. 민주당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거기 속해 있는 국회의원들로서도 당연한 것일 텐데 문제는 총리까지 지내신 분이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분이 당대표까지 하셨던 분이 그런 선택을 할 때는 설득하는 노력이 좀 먼저 있어야 되는 거죠. 그렇잖아요. 그 문제 제기가 뭔지 또는 그 문제 중에 상당 부분이 옳다면 수용해서 해소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거 전혀 없이 그냥 잘못했다, 그만해라 이렇게 말하는 게 과연 같은 당의 유력한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인가. 너무 배제 지향적인 것 같고 그거 싫어요. 저는 그렇게 안 하면 좋겠고.

◇ 김현정> 이건 지금 그 연판장을 돌린 분들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 이철희> 지금 연판장 돌리신 분들에 대한.

◇ 김현정> 연판장 돌린 분들이. 당의 대표까지 지낸 분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서 연판장 돌리는 행위가 너무 거칠다?

◆ 이철희> 거칠죠. 그럼 나가라는 것밖에 더 됩니까?

◇ 김현정> 오히려 나가라는 소리. 나가지 말라는 얘기를 그분이.

◆ 이철희> 나가라는 거죠. 그렇게까지 했는데 이낙연 전 총리가 회군할 이른바 돌아설 명분이 있습니까? 설득을 할 때는 돌아올 자리를 만들어줘야죠.

◇ 김현정> 지금 오히려 나가라는 연판장이 돼버린 거라고 보세요.

◆ 이철희> 기왕에 나간다는 걸 전제로 하고 나쁜 놈 만들려는 거잖아요. 같은 식구였던 사람을 그렇게까지 대할 게 뭐 있습니까?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이철희> 저는 그건 좀 약간 이낙연 대표 전 대표도 좀 서두르고 명분 제시가 부족하고 과연 그 길이 정답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만 당내에서 다루는 방식도 저렇게 하면 안 되고 당대표도 좀 나서야죠.

◇ 김현정> 오랜만에 나오셔서 제가 질문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이철희 전 수석님 그나저나 문재인 전 대통령 잘 지내세요?

◆ 이철희> 근래 뵙지를 못해서 잘 지내시겠죠. 여름에 뵀을 때는 잘 지내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리라고 보십니까?

◆ 이철희>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하면 안 됩니까?

◆ 이철희> 전직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되죠.

◇ 김현정> 무슨 직책을 맡는 건 아니더라도 한마디 한마디가 워낙 영향력이 있으니까

◆ 이철희> 어쨌든 정치나 선거에 관련된 발언은 아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고 절제하고 자제하실 거고요. 저희가 대선 때도 진짜 선거 개입 안 하려고 애를 많이 썼거든요. 대통령의 엄명이 그거였습니다. 일체 개입하지 마라. 그러니까 중립을 지켰기 때문에 저는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도 그 스탠스는 변함없이 지킬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한 가지만 질문 더 가도 될까요? 이철희 수석께서는 이제 어떤 1년 7개월 거리두기는 끝내셨고 어떤 역할을 준비하고 계세요? 정치하라고 전화 많이 받으시죠?

◆ 이철희>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총선 출마하십니까?

◆ 이철희> 안 합니다.

◇ 김현정> 안 하십니까?

◆ 이철희> 안 하기로 했는데요. 4년 전에. 그런데 근래에 또 초선들 중에 불출마하시는 분들 사연을 들으니까 좀 안타깝더라고요. 그분들 불출마 사유를 읽어보면 다 저는 공감하거든요. 공감이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 이철희 의원의 마음과 같아요?

◆ 이철희> 그분들이 자꾸 이렇게, 저는 마음 강하지 못해서 못 버텼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좋으신 분들이 자꾸 물러나는 정치 그 자체도 좋지 않죠.

◇ 김현정> 어떤 역할은 할 생각은 있으세요? 꼭 총선 출마는 아니더라도.

◆ 이철희> 글쎄요. 지금은 제가 끼기가 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계속 조용히 또 지내시는 겁니까?

◆ 이철희> 아니, 꼭 그거 아니더라도 뭔가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사회적 책무가 있을 텐데 뭐 좀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씀을 여러분이 주셔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이제는 종종 말씀 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이철희>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세게 하면 또 압수수색 당할 수 있잖아요.

◇ 김현정> 압수수색은 안 당하실 정도로 그러면.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오늘 첫 라디오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 이철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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