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야간이 주간보다 시야 확보가 어렵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 발표에 따르면 밤에 '주간 주행등'만 켰을 때의 가시거리는 약 16m정도. 다만 상향등을 켤 경우 79m까지 가시거리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로등 숫자가 적은 지방도로는 충분치 않다.
운전자의 안전 운행만으로는 도로 위 안전이 완전히 담보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도로교통법 제4조(교통안전시설의 종류 및 설치·관리기준 등)과 제59조(교통안전시설의 설치 및 관리)는 운전자가 멀리서도 식별이 쉽게 시설을 설치 관리하도록 행정부와 지자체에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 용인시가 보행자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지난달 경기 광주시가 지방도와 국지도내 71개소를 결빙 취약구간으로 지정한 것도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처럼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고민해온 기업이 있다. EZ그룹㈜은 독자 개발한 시트 발광장치용 도광필름으로 도로교통표지판과 안전표지판을 생산하고 있다.
EZ그룹㈜ 김주영 회장은 "더 많은 세상 사람들이 가장 편하고 가장 자유롭게 빛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기업의 미션"이라고 소개했다.
면 발광 도로표지판을 확인하는 EZ그룹㈜ 김주영 회장.
이지그룹의 'EZ 프리 시트(EZ Free Sheet·면 발광장치용 도광필름) 기술'은 교통 관련 시설 외에도 창문 부착형 실내 간판이나 인테리어 조명 제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EZ그룹은 2020년 1월 설립됐다. 하지만 EZ그룹의 핵심 기술인 EZ 프리 시트 연구의 시작은 2004년까지 거슬러올라 간다.
김 회장은 "광원이 들어가는 제품을 개발하던 중, 조금 더 편하게, 누구나 빛을 이용할 수 없을까하는 고민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시트 형태로 특별한 기술 없이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3년 동안 700여 회의 실험을 거듭한 끝에 EZ 프리 시트 개발에 성공했다.
EZ 프리 시트는 기존의 아크릴판을 가공하는 도광판과 달리 시트에 특수 패턴을 광학 접착 기술로 접착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전의 도광판 대비 밝기도 밝고, 설치비용도 기존 LED대비 50% 수준이며 전력사용량도 경제적이다.
기존 표지판을 철거하지 않고 설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도로교통표지판 외에도 각종 간판이나 쇼케이스, 유리에도 누구나 쉽게 시공이 가능하다.
김 회장은 "누구나 손쉽게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굉장히 큰 장점"이라며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자영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EZ 프리 시트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EZ그룹㈜는 2022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도로연맹(IRF) 주최 행사에서 세계도로업적상 GRAA(Global Road Achievement Awards)의 안전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도로교통표지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GRAA를 수상한 것은 EZ그룹㈜이 처음이다.
EZ 프리 시트를 접목한 다양한 도로표지판. 박철웅 PD
이처럼 국제 품질인증 기준이 엄격한 도로교통 시장에서 EZ그룹㈜는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같은 해 태국 현지 기업과 기술 제휴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에 이어 올해는 KOTRA 글로벌 ESG+ 사업의 일환으로 호주 멜버른의 주 간선도로에서 선을 보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계속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해외 업체들도 EZ 프리 시트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영업 마케팅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EZ 프리 시트는 높은 전력 효율 모듈방식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경기테크노파크의 입주 지원으로 1차적인 제품 디자인과 개발에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계속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