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65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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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올해 폭행 피해 사례 65건 접수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 15.3%는 폭행, 폭언 경험
불이익 당할까 신고 어렵고, 신고해도 오히려 보복 당하는 현실
"폭행 일어난 사업장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1. 사업주는 A씨의 실수를 발견하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남의 밑에서 일하는 놈'이라는 인격 모독은 예사고, 주먹으로 A씨의 몸을 때리기도 했다. 야근이나 특근을 하지 않으면 A씨에게 폭언을 퍼붓고 협박을 했다. 무단퇴사를 고민하던 A씨는 불이익을 입을까 두려워 그마저도 망설여졌다.

#2. 식당에서 일하는 B씨는 사장에게 가혹한 폭행을 당했다. 사장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게 일을 했다며 B씨를 발로 차고, 핸드폰을 들어 B씨의 머리를 피가 나도록 때렸다. 심지어는 화를 내며 B씨의 가슴을 쳤고, 결국 B씨의 갈비뼈에 금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사장은 B씨를 회유했고, 결국 B씨는 상해 진단서를 끊지 않고 스스로 넘어진 것으로 처리하고 넘어갔다.


2023년에도 여전히 일터에서 폭행을 당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폭행을 당한 노동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게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폭행, 폭언 관련 이메일 제보 516건 중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동반된 폭행 피해 사례가 총 65건(12.5%)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달에 6건 내외의 폭행 피해가 접수된 셈이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전국에 있는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설문조사'에서도 괴롭힘 경험자의 15.3%가 폭행·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폭행을 당해도 신고를 망설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상사나 관리자, 사용자 등이 폭행을 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고 취약한 피해자들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하며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용기를 내 신고를 하더라도, 피해자들은 오히려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폭행을 신고하거나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되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던 C씨는 술자리에서 상사에게 맞아 얼굴 뼈가 골절됐다. C씨는 상사를 고소하려 했지만 회사에서는 합의를 종용했다. 그런데 치료를 받고 회사에 복귀한 C씨에게 그 누구도 말을 걸거나 안부를 묻지 않았다. C씨는 어느새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일터 내 폭행'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일 뿐만 아니라, 형법과 근로기준법상 엄연한 범죄다. 근로기준법 제8조는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며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일터에서 폭행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증거 확보와 가해자 처벌을 위해 사건 발생 후 즉시 경찰에 신고 해야 한다"면서 "사용자가 폭행 가해자일 경우 형사고소와 별개로 관할 노동청에 방문해 직장 내 괴롭힘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서와 고소장을 모두 접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근로기준법 위반이 형법상 폭행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이어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다른 법 위반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 김하나 변호사는 "직장에서 일어나는 폭행은 유형을 불문하고 용납되지 않는 행위고, '괴롭힘'을 넘어선 '범죄'"라며 "고용노동부가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 사건이 있는지를 조사하여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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