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리그1 베스트 11, 수비수 설영우. 연합뉴스울산 현대 수비수 설영우가 MVP 수상 욕심을 드러냈다.
설영우는 4일 서울 송파구의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2023 K리그 시상식에서 K리그1 베스트 11 수비수 부문을 수상했다. 데뷔 4년 차를 맞은 그는 지난 2021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에 이어 개인 통산 첫 베스트11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설영우는 오른쪽 풀백 부문에서 감독 8표, 주장 5표, 미디어 77표를 받아 59.28점을 기록했다. 광주 두현석(30.78점), 포항 박승욱(8.54점), 전북 안현범(1.39점)을 제치고 최고의 오른쪽 풀백이 됐다.
올 시즌 설영우는 32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 탄탄한 수비와 함께 공격 포인트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울산의 2연패에 앞장섰다. 지난 6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해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고,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상식 종료 후 설영우는 베스트11에 함께 선정된 팀 동료 엄원상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엄원상은 우측 미드필더 부문에서 32.26점을 획득해 포항 김승대(31.89점), 광주 아사니(22.37점), 대전 김인균(13.48점)을 따돌리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엄원상은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시상대에서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면서 "(설)영우를 비롯한 팀 동료들 덕분에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영우는 "나는 수상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설영우는 "두현석 형이 너무 잘해서 기대를 안 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어서 기대를 하게 됐다"면서 "좋은 상을 받게 돼서 기쁘다. 특히 친구인 (엄)원상이랑 함께 수상해 더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설영우 골 세리머니. 한국프로축구연맹앞서 설영우는 시상대에서 "MVP가 목표인데 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언제쯤 MVP를 수상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자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면서 "은퇴하기 전에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전에는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설영우가 MVP 수상 욕심을 드러낸 데 대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 감독은 "지금 다른 건 다 좋은데 하나가 아쉽다"면서 "베스트11은 계속 가능하겠지만, 본인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인지하면 언젠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MVP가 풀백 포지션에선 나오기 쉽지 않을텐데"라며 재차 농담을 섞어 말했다.
엄원상에게도 MVP 수상 욕심이 있냐고 묻자 "저는 욕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영우가 받을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조기 확정한 울산은 지난 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 최종전에서 1 대 0 승리를 거뒀다. 설영우는 전반 31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은 뒤 축구공을 마치 트로피처럼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펼쳐질 우승 대관식에 앞서 트로피 대신 공으로 선보인 세리머니였다. 그런데 엄원상은 "원래 다 같이 세리머니를 하기로 정했는데, 영우가 혼자 공을 들고 가서 세리머니를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영우는 골 욕심보다 세리머니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골 욕심을 더 내면 MVP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 섞인 조언을 건넸다.
이에 설영우는 "마지막 경기라 세리머니를 준비했는데, 사실 내가 골을 넣을 줄 몰라서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 혼자 하는 줄 알았는데 다 같이 하는 거였더라"면서 "원상이 말처럼 나는 팬들 앞에서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