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리그1 MVP 김영권. 한국프로축구연맹생애 처음으로 K리그1 MVP(최우수 선수)의 영예를 안은 김영권(울산)이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영권은 4일 서울 송파구의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했다.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를 받으며 안영규(광주), 제카(포항), 티아고(대전)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최고의 별이 됐다.
김영권은 태극 마크를 달고 2014, 2018, 2022 월드컵에 3회 연속 출전했고, A매치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K리그 경력은 2시즌에 불과하다.
2010시즌 일본 J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영권은 중국 리그를 거쳐 2020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데뷔했다. K리그 데뷔 2시즌 만에 생애 처음으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서도 2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김영권은 올해 MVP와 베스트11을 모두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영권은 올 시즌 32경기 1득점을 기록, 안정적인 수비로 울산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특히 패스 2268개를 성공시켰는데 이는 K리그1 전체 3위이자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김영권이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울산 수비의 핵심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수비수가 MVP를 수상하는 것은 지난 2021년 홍정호(전북) 이후 2년 만이다. 울산은 지난 시즌 이청용에 이어 2년 연속 MVP를 배출했다.
김영권은 시상대에서 "머리가 좀 하얘져서"라며 잠시 머뭇거린 뒤 "팀을 2연패로 이끌어준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열심히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울산 홍명보 감독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권은 "올 시즌 경기력이 안 좋았던 시기가 잠깐 있었는데, 그때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난다"면서 "'넌 어떻게 매일 잘할 수 있겠느냐, 한두 경기 못하면 어떻냐'라고 하셨을 때 속이 뻥 뚫리면서 올 시즌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김영권은 홍 감독에게 "선수들을 항상 보살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전한 뒤 "지금까지 했던 것은 과거일 뿐이라고 항상 말씀해주셨는데, 과거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후 가족들을 생각하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영권은 "아내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트로피라 생각한다"면서 "나를 멋진 축구 선수로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라고 전했다.
김영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라면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 인성으로 여기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