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엄 딕셔너리 갈무리 미국어학사전 출판사로 유명한 메리엄 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진짜의' '진품의'라는 뜻의 영어 단어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다.
AP통신은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 딥페이크(Deepfake)를 활용해 인물의 이미지를 실제처럼 합성하는 기술)가 흥하고 객관적 사실·진실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탈진실(post truth) 시대의 양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메리엄 웹스터는 단어 조회수, 검색량 증가 정도 등을 토대로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피터 소콜로브스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어센틱'이란 단어에 대한 검색량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올해는 1년 내내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이 '어센틱'의 의미를 '거짓이나 모방이 아닌, 진짜의, 실제의'라고 설명한다. 이어 '자신의 인격이나 정신, 성격에 충실한' '원본과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거나 수행된' 등의 설명이 뒤따른다.
소콜로프스키 편집장은 "우리는 2023년에 일종의 '진실성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학생이 진짜로 이 논문을 썼는지, 정치인이 실제로 이 발언을 했는지 믿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때로 우리가 보거나 듣는 것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진정성이 퍼포먼스 그 자체라고 인식한다"며 그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때 그것을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올해 유독 검색량이 늘어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올랐던 다른 단어들도 함께 소개했다.
'엑스'(X)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새 브랜드가 되면서 검색량이 급증했고, 할리우드 배우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2월 그래미상을 받으며 에미상·그래미상·아카데미상·토니상을 모두 받게 되자 4개 상을 묶어서 일컫는 'EGOT'의 조회수가 상승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제목 '엘리멘탈'(elemental·원소의)도 6월 개봉 후 흥행과 함께 검색량이 늘었다.
이스라엘 집단농장·정착촌을 뜻하는 '키부츠'(kibbutz)는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후 찾아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타이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의 사고 원인인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차례에 걸쳐 기소되면서 '기소하다'(indict) 검색도 증가했다.
'로맨틱한 매력'을 뜻하는 속어 '리즈'(rizz)는 지난 9월 메리엄웹스터 온라인 사전에 추가된 뒤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이밖에 '서약'(covenant)은 3월 미국 테네시주 초등학교 '커버넌트 스쿨'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난 뒤 검색량이 급증했다.
한편 지난해 메리엄 웹스터의 올해의 단어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