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를 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행정안전부를 질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망 마비 사고 당시 행안위의 대응이 부실했으며, 현재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카카오를 질타하고 공격했다"며 "전산망 마비는 카카오 먹통보다 더 중대한 사태인데도 대통령은 사과는 하지 않고 평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전산망을 관리하는) 중소업체의 역량 문제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서 꼬리를 자르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은 "피해신고센터라도 만들어서 복구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일체의 노력이 없다"라며 "행안부는 피해 접수창구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데 일 터진 다음에 나 몰라라 한다"고 비판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이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여당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진 디지털 정부라는 자부심이 조금 손상된 것은 사실이고 체면을 많이 구긴 것은 맞다"고 꼬집었다. 이어 "행안부는 지금 2가지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왜 국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지 않았는지, 그리고 관련 업체에 대기업 참가를 제한해 기술력을 떨어뜨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2004년부터 20년가량 전자정부를 추진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정부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다만 "이게 꼭 윤석열 정부의 잘못 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초중고 온라인 수업 시스템이 마비됐고, 2021년엔 코로나 백신 예약 시스템 접속 장애 등이 있었다"며 "누가 집권했을 때의 문제라기보다는 20년간 누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조달청 제공회의 도중 '조달청 나라장터' 전산망이 1시간 동안 마비됐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비판 수위는 더 거세졌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지난 2020년에 코로나 온라인 수업 시스템이 마비됐다. 또 2021년에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도 오픈과 동시에 마비가 됐다"며 "그런데 또 지난 1년간 국가전산망이 마비된 사례가 다섯 번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 조달청 전산망이 또 1시간 동안 마비됐다"며 "금방 복구됐으나 단순히 넘길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정부의 보고에 의하면 이번 마비가 네트워크 장비 이상 때문이라는 등 이야기를 하시는데 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만일 그랬으면 처음에 정부가 생각한 대로 금방 복구했어야 된다. 그러면 정부는 이것이 아니고 더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고도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