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수상 공식 기자 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의 '골드 글러브' 수상에 최고의 축하 인사는 누가 보냈을까.
김하성은 20일 서울 청담동 호텔 리베라 베르사이유 홀에서 열린 골드 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 회견에서 축하를 전해준 MLB 동료들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또 자신이 힘들 때 조언을 건네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하성은 지난달 골드 글러브 내셔널 리그 2루수와 유틸리티 야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다. 2루수 부문에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와 브라이슨 스토트(필라델피아 필리스), 유틸리티 부문에선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한국계 선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최고 수비수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쟁쟁한 후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유틸리티 경쟁자 토미 현수 에드먼. 에드먼은 한국계 선수로, 지난 3월 WBC에선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김하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우선 에드먼에게 큰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김하성은 "에드먼이랑은 경기 중에도 만나면 많은 얘길 나눈다. 축하한다고 전달받았다"고 알렸다. 이어 "WBC 땐 많이 가깝게 지냈다. 소속 팀이 달라서 연락을 자주 많이 하진 못하지만 할 때마다 반갑게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MLB 경력이 많은 애드먼이 '끝까지 잘하면 좋겠다'고 말해줬다"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인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선임된 밥 멜빈 전 샌디에이고 감독이 해줬다고 한다. 김하성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만나본 선수 중 손에 꼽힐 만한 선수"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사령탑에 부임해 김하성에게 큰 믿음을 준 감독이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로도 골고루 활용해 내셔널 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 글러브 수상을 도운 감독이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멜빈 감독이 저와 같이 야구를 해서 좋았다고 말해줬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연합뉴스김하성은 이제 MLB 최고 수비수로 거듭났지만 사실 미국 진출 후 첫 시즌에 큰 부침을 겪었다. "커리어에서 가장 크게 힘들었던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MLB에서 멘털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며 "운동을 할 때마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실력이나 성적이 아래로 떨어질 때 감당이 안 됐다"고 돌이켰다.
이때 조언을 건넨 사람은 바로 한국 1호 메이저 리거 박찬호였다. 김하성은 "이 얘길 박찬호 선배에게 한 적이 있다. 그러니 박 선배가 '올라간다기보다는 나아간다고 생각해라. 떨어지는 게 아니라 멈췄다 가는 것이다'라고 조언을 해줬고, 이 말이 멘털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멘털적으로 한 시즌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평소 팀원들과 나누는 대화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하성은 "영어를 잘 못해 말이 지금도 잘 안 통하지만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 젠더 보가츠 등과 많은 얘기를 나눈다"며 "팀 내 어린 선수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이런 부분이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에 있을 때 항상 내 곁에 있어 준 어머니와 가족들이 가장 많은 힘이 됐다"고 얘기했다. 또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김하성은 "많은 팬 분들이 새벽에도 응원해 주셨다. 저에겐 큰 도움이 된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