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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기다린 LG 팬들을 MVP로 만든 박해민의 '더 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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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박해민. 연합뉴스LG 트윈스 박해민. 연합뉴스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은 3점 차로 뒤진 4회초 2사 1,2루에서 김민혁을 대타로 투입했다. 컨택트 능력은 뛰어나지만 부상 여파 때문에 선발 출전이 어려운 김민혁은 플레이오프부터 KT의 확실한 대타 카드로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LG 트윈스의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좌중간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타구는 몸을 날린 LG 중견수 박해민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을 위기를 막아낸 결정적인 수비였다. 박해민은 앉은 자세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T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 팀 승리에 기여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된 박해민은 "그 순간에 우리 오늘 우승할 수 있다, 우승했다고 그 수비 하나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2022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0억원의 조건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에는 몸값을 너무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런데 그해 FA 시장이 유독 과열 양상이기는 했다.

박해민은 LG 이적 후 2시즌 동안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LG가 그를 영입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장타력은 다소 떨어져도 꾸준히 출루했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부여했다. 특히 2023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의 야구와 잘 맞아 떨어졌다.

박해민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후 스스로를 "우승 퍼즐을 맞추기 위한 영입 중 하나"라고 했다. 삼성에서 이미 많은 것을 이뤘던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은 오로지 우승을 위해 뛰었고 이적 두 시즌 만에 목표를 이뤘다. "작년에는 아쉬웠지만 올해 해피엔딩으로 끝나 너무 좋다"며 웃었다.

박해민도 LG에서 오래 뛴 프랜차이즈 선수 못지 않게 구단의 오랜 한을 풀기 위해 열정적으로 뛰었다. 박해민은 "29년 동안 기다려주신 팬들이 MVP"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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