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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가을은 켈리와 함께 시작됐다…마침내 우승 품은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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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켈리. 연합뉴스 LG 트윈스 켈리. 연합뉴스 LG 트윈스 켈리. 연합뉴스 LG 트윈스 켈리. 연합뉴스 
케이시 켈리는 LG 트윈스의 복덩이다.

켈리는 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이후 리그 최고의 에이스 대열에 오른 적이 없다. 하지만 네 차례나 재계약에 성공하며 5시즌 연속 KBO 리그 무대를 밟았고 매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LG 마운드의 한 축을 지켰다.

무엇보다 LG는 켈리가 합류한 2019시즌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전은 스카우트 성과에 따라 전력을 단숨에 크게 강화할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각 구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수많은 선수들이 KBO 리그 무대를 거쳐갔지만 켈리만큼은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켈리의 올해 성적은 지난 네 시즌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편이었다.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도중 켈리의 교체를 고려한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켈리는 묵묵하게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LG의 1선발인 아담 플럿코가 부상 여파 때문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켈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켈리의 가을야구는 LG를 배신하지 않았다.

켈리는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실점은 1점에 불과했다. 폭투에 따른 실점이 유일했다. 주자를 많이 내보냈지만 결정타를 맞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오늘 승부의 키는 켈리"라고 강조하며 선발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켈리는 그 역할을 100% 수행했다. LG 타선은 3회말 3점, 5회말 2점을 각각 뽑았다. 그 사이 켈리는 굳건히 버텼다. 결국 LG는 KT를 6-2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켈리는 1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분전한 데 이어 5차전에서도 건실한 호투를 선보였다. LG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날 승리투수로 우뚝 섰다.

켈리는 그동안 가을의 승리 보증 수표로 활약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까지 LG는 켈리가 등판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 켈리는 염경엽 감독의 강한 신뢰 아래 한국시리즈 1선발 중책을 맡았고 '가을 켈리'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한창 진행되던 수원 4차전을 앞두고 "내년에도 켈리와 가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LG가 1승 1패에서 3차전을 패할 경우 켈리의 4차전 등판(3일 휴식)을 고려했는데 켈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LG가 드라마 같았던 승부 끝에 3차전을 승리하면서 켈리는 정상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의 그런 마음이 좋다. 고민 안 하고 내년에도 가려고 한다.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켈리 같은 마음을 가진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다른 외국인 선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1선발은 잘 구하면 좋겠다. 2선발로는 켈리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LG 팬들은 내년에도 켈리를 볼 수 있을까. LG는 켈리 영입 이후 영광의 순간만을 누렸다. 현 분위기로는 충분히 낙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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