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로희 역을 연기한 배우 유나.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파친코'의 똘똘한 시골 소녀가 '유괴의 날' 천재 소녀로 돌아왔다. 12세 아역 배우 유나는 벌써 데뷔 7년 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도 뇌실험을 당해 천재가 됐지만 기억을 잃은 소녀 로희 역을 생동감 넘치게 소화해냈다.
'유괴의 날'은 로희와 그를 유괴한 엉성한 유괴범 명준(윤계상 분)의 호흡이 주를 이룬 드라마다. 두 사람의 관계성과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통상 아역 배우들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유나는 긴 호흡에 도전했다. 그 결과 성인 연기자인 윤계상과 '유사 부녀' 케미를 자연스럽게 완성하면서 진정한 흥행 주역으로 거듭났다.
아직 어린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유나에게 연기란 이미 삶의 일부와 다름없다. 배우 외에 다른 꿈은 가져본 적이 없고, 충실하게 외길을 걸어왔다. 그래서일까. 겉모습은 건방지지만 내면에 외로움을 간직한 천재 소녀, 어려운 캐릭터 연기도 유나는 세간의 평 그대로 '영리하게' 해냈다. 아역이란 한계에 굳이 자신을 가두지 않았기에 이뤄낸 성과였다.
다음은 유나와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로희 역을 연기한 배우 유나. ENA 제공Q Apple TV+ 시리즈 '파친코'에서 어린 선자 역을 맡으면서 얼굴을 알렸는데 이번 '유괴의 날'을 통해 완전히 믿고 보는 아역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요 A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로희를 잘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더 좋아요. 대본을 보면서 로희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어요. 이렇게 많은 분량을 연기한 건 처음인데 긴장도 되고 책임감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재미있었어요.
Q 성인 배우들과 출연이나 대사 분량에서 큰 차이가 없어서 어려웠을텐데도 좋은 평가들이 많이 나왔어요. 이럴 거라고 예상했는지, 또 반응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도 궁금해요.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다면? A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냥 열심히 즐겁게 했고,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정말 감사해요. 너무 재미있다며 스포일러를 부탁하던 친구들도 있었고, 형제가 저를 좋아한다고 사인을 받아간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렵다기보다는 재미있었어요. 저는 뭐든 즐겁게 하려는 편인데, 이런 성격이 비결인 것 같아요.
Q 로희가 기억을 상실한 천재소녀 캐릭터인데, 설정이 판타지스럽기도 하죠. 그럼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작품에 잘 녹아들게 연기해서 그런 장벽이 사라졌던 거 같아요. 어떻게 노력 했나요?
A 로희는 11살 소녀예요. 하지만 어른들의 욕심으로 실험의 울타리에 갇히게 됐어요. 이런 특징들을 표현할 수 있게 말투는 차갑고 버릇없되, 속에 있는 두려움, 또 명준 같은 진짜 어른을 만나면서 점차 목적없는 진심과 관심을 받으며 변하는 로희, 명준에게 마음을 여는 로희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로희 역을 연기한 배우 유나.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Q '착한 유괴범이자 유사 아빠' 명준 역의 윤계상 배우와는 현장에서 어떻게 지냈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A 연기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큰 비중의 연기를 소화할 때 윤계상 배우님과 함께여서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시고 너무 좋았어요. 최고의 삼촌이에요. 지금 말하면서도 삼촌이 보고 싶어요. 요즘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데, 이번 연극의 첫 공연 때도 보러 와주셔서 감동이었어요.
Q 처음부터 윤계상 배우한테 반말도 하면서 '건방진 어린이' 같은 캐릭터였는데 '밉상'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었을까요? 강한 성격의 캐릭터였는데도 그런 균형이 잘 맞춰졌던 거 같아요 A 로희한테는 좋은 어른이 없었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차갑고 버릇없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처럼 조금 이상하죠. 그런데 좋은 어른 명준을 만나면서 변해요. 저는 '로희는 따뜻한 아이지만 자라난 환경이 그렇지 못한 거다'라고 이 캐릭터를 이해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차갑고 버릇없어 보이지만 묘하게 그런 게 아닌 아이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슬쩍 나오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로희 역을 연기한 배우 유나. ENA 제공Q 5살에 데뷔한 것으로 아는데 벌써 7년차 배우네요.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연기를 계속 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연기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도 궁금해요 A 연기를 하면 많은 인물로 살아볼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가 재미있어요.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연기를 하지 않는다면…정말 잘 모르겠어요. 연기가 정말 좋아요.
Q 어린 선자도 그렇고 로희도 그렇고, 성인 못지 않은 복잡한 감정선이나 서사를 가진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A 그런 캐릭터들이 재미있어서 연기로 잘 표현해 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아직은 다양하게 많이 해보고 싶어요! 항상 제 연기를 궁금하게 생각해 주시고, 제가 나오는 작품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