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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전쟁 리스크에 신음한 10월…코스피, 올해 초 수준으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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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280선마저 붕괴…올해 1월 초 이후 최저
테슬라 주가 추락 영향에…이차전지 종목 급락
美 연준발 '고금리 장기화' 긴장에
이·팔 전쟁 확전 우려까지…연말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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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10월 한 달 동안 꾸준히 하락했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2300선 붕괴를 넘어 2280선 밑으로 내려가며 기준금리 연속 인상기인 올해 초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대외 변수가 많은 만큼 당분간 낙관하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56포인트(1.41%) 하락한 2277.9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월5일(2264.65)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0.34% 소폭 오른 2318.39로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81억 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도 692억 원 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만 3410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폭락한 영향이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도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슬라 주가는 간밤 4.80% 급락해 197.36달러에 마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전기차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회사인 온세미컨덕터가 시장 에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공했고,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이 생산량 감축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이 국내 이차전지 관련 업황에 대한 물음표를 크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이차전지 주요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4.81% 급락한 38만 55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38만 2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웠다. 포스코퓨처엠과 삼성SDI 주가도 각각 7.44%, 5.86% 내렸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도 2.78% 하락한 736.10에 마감했다. 1월25일(732.35)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차전지 대형주인 에코프로비엠(-7.45%), 에코프로(-6.34%)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7.59%, 12.48%씩 빠졌다. 이런 약세의 배경에는 우선적으로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존재한다.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연 5%를 웃도는 고금리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이 지난달 나온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달 중순 5%선을 넘어서는 등 시장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도 "미 연준이 내년 이후 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전망이 전날 나왔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한은 블로그에 올린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경제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 물가 둔화 속도는 느렸던 1990년대 중·후반에도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됐는데, 미국의 현 상황이 당시와 유사하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미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2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번엔 시장 긴장을 고려해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 국장은 이와 관련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고금리 장기화, 즉 내년 말에도 5%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회의에서 변화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맞물린 유가 급등 가능성도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주요인이다. 고유가는 물가를 자극해 고금리 국면을 더 길게 지속시킬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산유국 생산량 감축, 중동 지정학 분쟁이 일으킨 공급측 유가 상승 영향력이 지속 중"이라며 "유가 상승은 한 차례 주식시장에 반영됐지만 장기화 될 경우 회복 추세를 보이던 제조업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탓에 해당 우려와 관련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평가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전망과 관련해 "국내 증시가 단기 급락하며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상황이지만, 연준·중동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약 2200선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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