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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지지율 높이려 언론통제"…외신기자회견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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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최근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언론·표현의 자유 실태를 알리는 외신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과 UNI-MEI(국제사무직노조연맹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과)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달리고 있는 한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부와 언론계간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공영방송 KBS·EBS 수신료 수입 감소 우려에도 수신료 분리고지를 강행하고 공적 미디어 예산을 대폭 삭감했으며 '가짜뉴스 근절'이란 명목으로 인터넷 언론사 콘텐츠, 즉 보도물 대상 심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언론계, 학계 등에서는 이 같은 심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언론노조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각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정부, 여당 또한 '허위보도'를 한 언론사에 최대 3배의 징벌적 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려 한 적이 있지만 언론인들의 강력한 반발 앞에서 법률 개정 작업을 중단했었다"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법 제정이 아닌 정부 기관을 동원해 자의적으로 '가짜뉴스'를 규정하고 제재하는 직접적이고 과격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당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 자유 위축을 우려하던 언론사의 상당수가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가짜뉴스 근절 대책을 지지하거나 방조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있는 언론노동자들은 그러한 일부 보수 언론들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강조했다.

하나 하비마(Hanna Harvima) UNI-MEI 정책국장은 "정부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수신료 분리 고지 등 공영방송에 대한 탄압은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함께 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현 정부를 비판하면 모조리 가짜뉴스 취급을 받고 비판한 언론인들을 고소·고발·압수수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현재 한국의 언론자유가 억압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내 언론인들이 85%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현업 언론단체들은 연대의 정신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강성원 KBS본부장은 "정부는 수신료 분리고지를 통해 공영방송을 길들이는 것을 넘어 파괴시키려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며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언론·표현의 자유 저해를 넘어 다양성의 붕괴,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훼손을 야기하는 만큼 앞으로 국제적인 연대로 확장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언론노조 이호찬 MBC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 이후 MBC에 전방위적인 국가기관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며 "MBC기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이후 국세청, 고용노동부,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검찰, 경찰, 국가권익위원회까지 총동원해 MBC를 탄압하는 한편 부당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해임까지 강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노조 박유준 EBS지부장은 "정권의 수신료 분리고지를 비롯한 재정적 압박으로 정치적 독립이 필수적인 교육방송 EBS는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되는 취약한 구조에 놓여있다"며 "EBS가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쟁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말고 공적 자원 현실화를 통해 EBS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언론노조 고한석 YTN지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YTN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측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YTN의 공적 지배구조를 해치고 민영화하려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태는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이분법적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노동조합을 적으로 규정하고 노조 해체 작업과 언론 장악 작업을 자본에 하청 맡긴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언론노조와 UNI-MEI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언론을 적으로 만들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비판 보도를 침묵시켜 지지율을 높이려는 한국 정부의 언론 정책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의 모델이 되어 온 한국 민주주의의 쇠퇴를 예고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양심적인 한국 시민과 언론 종사자들의 투쟁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UNI Global Union(국제사무직노조연합)은 전세계 150개국 900여개의 노조에 약 2천만 명의 노조원이 가입되어 있는 최대 규모의 국제산별노조연합이다. 가맹조직의 주요 업종은 금융서비스, 정보통신 서비스, 우정서비스, IT서비스, 미디어 언론 및 공연, 상업 및 관광서비스, 부동산관리업, 돌봄 서비스 등 광범위한 서비스 산업을 포괄하고 있다. UNI-MEI(유니-메이)는 각국 산별노동조합이 가입한 국제조직 UNI(유니) 소속 분과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예술, 스포츠 산업 종사자들이 소속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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