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하우스 제공 한국 포크-락의 대부이자 프로 사진작가인 한대수의 필름 카메라 사진집이 출간됐다.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일상을 필름 카메라와 함께 하며 세상을 한 컷에 담아냈던 그는 실제 뉴욕 사진학교를 졸업했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진작가로 일하기도 했다.
실제 가족이 거주하는 미국과 고향인 한국을 오가며 음악활동을 했던 그는 서슬퍼런 군사독재 시절 '체제전복 음악'이라며 탄압을 받자 한동안 미국에서 상업사진으로 연명하기도 했다.
이 사진집은 1960년대 말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찍은 미인화 필름들과 쾰른, 모스크바, 태국, 몽골, 베이징, 상하이 여행을 하며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을 촬영한 사진 100여 점이 담겼다.
한대수는 프롤로그에서 "나이 일흔다섯을 넘기니 보이는 게 하나 있다. '사진은 순간 포착이다'. (중략) 나의 젊은 시절의 필름 사진을, 때로는 희미하고, 때로는 포커스가 안 맞더라도 내 인생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보여드린다"며 술 한 잔 마시며 즐기라고 한다.
카메라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시선이 머물렀던 그 때 그 시절의 공간과 사람들로 향한다. 삶의 터전을 잃고 소외된 삶을 사는 노숙자들, 거리의 악사들, 고독한 사람들을 담아내며 1960년대 말 뉴욕과 서울이 가진 두 문화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준다. '한대수의 시절' 자신의 복잡한 삶을 표현하고싶었던 것일까, 사진집의 제목은 '삶이라는 고통'이다.
"삶이란 진실로 아이러니하고, 나 자신 또한 아이러니이다. 고통과 비극이 나를 음악가로 만들었고, 글을 쓰게 만들었고,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나의 몸뚱이는 패러독스이다. 나는 항상 웃는다. 내 마음. 빈 항아리의 울부짖음이다. 으하하하." -책에서
한대수 글·사진 | 북하우스 | 312쪽
이야기장수 제공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자로 잘 알려진 이용한 작가가 길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 40마리의 성장기를 담은 17년간의 관찰 기록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를 펴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올린 다양한 고양이 사진 덕분에 전국의 고양이 집사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가 담아낸 사진에는 생명의 다큐멘터리 같은 희귀한 명장면들이 담겼다.
길에서 우연히 길고양이를 만나 기르는 것을 '냥줍'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산에서 아깽이(새끼 고양이)를 달고 내려오는 진귀한 장면이 펼쳐지는가 하면, 느닷없이 어미를 잃어버린 새끼가 냥냥 울며 거리를 헤매자 그 엄마 고양이의 어미인 할미 고양이가 입양해 젖을 먹여 기르기도 한다.
사람이 버린 맵고 짠 총각무를 입이 벌게지도록 베어먹는 모자 길냥이, 조카 고양이가 되도 않게 하악질을 해대지만 멀찍이 숨어서 누이와 조카 고양이를 지키는 듬직한 오빠 고양이, 추운 겨울 시골 아웅이에 몸을 녹이려다 온통 잿빛이 된 고양이까지 다양한 길냥이들이 등장한다. 고양이들의 '기기묘묘'한 순간 포착들도 담겼다.
그는 너무도 짧은 시간 이 지구별에 머무는 고양이들이 아쉽고 슬프다. 그러면서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이 고양이가 옆에 있어 다행이야"라고 위로한다. 그러면서 "나는 들려주고 싶었다. 인간의 관심 밖에 이런 고양이가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낱낱의 묘생을 이렇게라도 맘껏 중얼거리고 싶었다"며 자신이 다가섰던, 또 자신에게 다가왔던 고양이들을 푸근한 기록으로 담아냈다.
이용한 글·사진 | 이야기장수 | 3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