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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발 빼는 '김기현 체제' 혁신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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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3일 혁신위 출범 예고했지만…구인난으로 늦춰질 듯
대부분 고사…김기현 체제, 총선까지 순항 여부에 당내 이견
'김기현 수도권 출마' 등 조건 난색…'전권형' 불가, 태생적 한계 지적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여파로 '2기 지도부' 인선을 단행한 국민의힘 김기현호가 첫 쇄신 공약으로 혁신위원회 구성을 내놨지만 정작 위원회 구성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적합한 인물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가, 제안을 받은 인사들도 대부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까지 김기현호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기현 체제에 속한 혁신위가 특별한 권한도 없는 상황이라 '김기현 체제 유지에 명분만 실어주는 역할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구인난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2일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23일로 예정됐던 혁신위 출범에 대해 "시간을 충분히 많이 갖고 상징성이 있는 인물을 찾아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혁신위 출범을) 오늘 하느냐 내일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당에서 많이 제안도 하고, 접촉도 하고 했지만 쉽지 않은 여건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렇다면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는 대표한테 주어져 있는 거고, 그 시간을 드려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혁신위 출범이 예정보다 늦춰질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이 밝혔던 혁신위 출범 시점은 23일이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지난 18일 당 지도부 비공개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까지 인선을 완료해서 23일 월요일 출범을 목표로 작업하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을 맡을 인물을 구하지 못하면서 출범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보선 참패 이후 총선을 앞두고 꾸려지는 혁신기구인 만큼 혁신 이미지는 물론 당무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은 인물이 위원장으로 필요한데, 이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제안을 받은 인사들은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당 지도부에 '전권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대표가 난색을 표하면서 무산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에 대해 "국민의힘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당 전략,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혁신하도록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김기현 수도권 출마'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당 의사결정 구조상 혁신위가 추진하는 방안 역시 당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실현이 가능하다. 혁신위도 '김기현 체제'에 속해 있는 기구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권을 약속받지 않는 이상 별다른 의미가 없는 셈이다. '김기현 체제 유지를 위한 얼굴마담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 역시 구인난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김기현호가 총선까지 유지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구인난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보선 결과 득표율 격차가 두 자릿수 포인트 이상으로 난 상황인 데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도 20%대로 추락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 쇄신의 첫 단추인 혁신위 구성이 구인난으로 늦춰지면서 또 다른 쇄신 방안인 인재영입위원회 구성, 총선준비기구 조기 출범 등도 연달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곧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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