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시내 한 중식당 앞에 자장면 사진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최근 물가 인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자장면 값이 7000원을 넘어섰고 배추와 소금 등 김장 재료값 오름세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공산물 가격상승까지 부추기고 있다.
1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7069원으로 처음으로 7000원 선을 넘어섰다. 전달보다 77원 오른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4월 6000원대 진입이후 1년 5개월 만에 1000원이 상승했다.
음식점의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한달만에 103원이 오르면서 1만9253원이 됐고 1만2000원대였던 냉면은 1만3000원대로 올랐다. 77원 인상되며 1만1308원으로 집계됐다.
김장철이 다가오지만 현재로서는 김장 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포기(상품)의 소매 가격은 6587원으로 나타났다. 1개월 전 5476원 대비 20.2%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배춧값이 5934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11% 높은 가격이다.
소금값과 양념류 가격도 오르면서 김장비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굵은 소금(상품) 5kg의 소매 가격은 1만3277원으로 1년 전 1만1202원 대비 18.5% 올랐다. 평년값 8300원과 비교하면 60% 오른 가격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지난달 소금 물가 상승률은 17.3%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양념류의 경우 고춧가루는 1㎏에 3만5474원으로 1년 전 3만901원 대비 14.7% 상승했다. 생강(1㎏)은 8781원에서 1만7466원으로 2배로 치솟았다. 건고추는 13.8%, 대파는 23.6% 각각 뛰어 김장 비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배추밭 전경. 연합뉴스국제유가도 오르면서 수출·수입 제품 물가도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9.67로 전달보다 2.9% 올라갔다.
산유국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원재료인 광산품, 중간재인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상승 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9월 국제 유가(두바이유·배럴당)는 평균 93.25달러로 전달보다 7.9%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는 119.56으로 1.7%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달보다 1.3% 하락한 반면, 공산품은 1.7% 올랐다.
공산품 중 특히 석탄·석유제품(5.7%)과 화학제품(2.8%)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과 할인 판매로 우선 먹거리 물가 상승 분위기를 잡아나간다는 방침이다.
배추의 경우 당장 이번 주부터 2주간 2200톤을 집중 공급한다. 천일염은 이달 말부터 총 1천톤을 50% 할인해 공급할 계획이다.
배추, 대파, 사과 등 12개 농산물에 대해서는 오는 19일부터 할인 판매를 지원한다. 최대 30%까지 할인될 예정이다. 여기에 쌀 신곡도 할인 판매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고등어는 할당관세 2만톤을 이달 말부터 최대한 도입하고 망고 등 수입과일, 탈지·전지분유 등에 대해서는 신규 할당관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충돌 등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정세 불안이 잇따르면서 고물가에 대응하는 정부의 고민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물가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업계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각 부처는 현장점검 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을 지속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