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은 없고 채찍만? '캡틴' 백승호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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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포효. 연합뉴스백승호 포효. 연합뉴스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팬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당사자는 오죽 했을까. 주장 완장의 무게까지 더해 부담감이 컸을 듯하다. 결국 백승호(전북)는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 대 1로 제압했다. 결승에 올라 대회 3연패 업적을 눈앞에 뒀다.

준결승까지 6경기 25골 2실점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온 2실점 모두 공교롭게도 백승호의 실수에서 나왔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 16강에서 이번 대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2 대 0으로 앞선 전반 28분 상대 공격수 막사트 알리굴로트가 백승호의 터치 실수를 가로챈 뒤 일대일 상황을 만들고 만회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29분 정우영의 페널티킥 득점을 시작으로 조영욱과 홍현석이 연달아 골을 터뜨려 5 대 1 대승을 거뒀다. 이후 백승호는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데 대해 "오히려 내가 실수를 해서 선수들이 다시 긴장을 하게 됐다"면서 "다른 선수가 아니라 내가 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넘어갔다. 주장으로서 희생 정신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백승호의 말처럼 축구에서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일한 실점이었던 만큼 아쉬움이 컸던 탓에 백승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날아 들었다.

한국은 8강에서 중국을 상대로 실점 없이 깔끔한 2 대 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에서는 대회 2번째 실점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백승호와 연관이 됐다.

1 대 0으로 앞선 전반 25분 우즈베키스탄의 잘로이디노가 프리킥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는데, 백승호의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한국은 전반 37분 정우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패스하는 백승호. 연합뉴스패스하는 백승호. 연합뉴스백승호는 경기 후 실점 장면에 대해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런 장면이 나왔다"면서 "오늘도 열심히 하다가 반칙을 했고, 슛이 내 쪽으로 오는데 피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사에서도 자꾸 실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고 억울함을 표출했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백승호는 "경기 전부터 마치 저만 잘하면 결승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해야 만족을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다"라면서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거센 비난에 멘털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최대한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백승호는 "스트레스보다는 주변에서 이야기가 나오니까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멘탈은 괜찮다. 저도 아쉽고 선수들한테 미안하지만 결과가 잘 나왔고 선수들이 잘 이겨내줬다"고 말했다.

힘겹게 결승에 올라온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특히 상대가 숙적 일본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백승호는 "대회 전부터 일본을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상대가 누구든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오히려 한일전이어서 더 동기부여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로 믿고 있고 목표도 같기 때문에 잘 준비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승 상대 일본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어려지만 조직적이고 짜임새가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저희도 겸손하게 준비해서 마지막 목표를 향해서 다 걸고 뛸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너무 좋다. 좋은 선수들도 많고 같은 마음을 갖고 잘 뭉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승에서도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백승호가 비록 모든 실점에 관여했지만 고작 2점에 불과하다. 그동안 결승 진출에 기여한 부분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대회에서 넣은 3골 중 1골은 페널티킥 득점이지만 모두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우승까지 단 한 경기만 남았다. 백승호를 향한 비난은 결승전을 마치고 해도 늦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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