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우승 문턱까지 올라섰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 대 1로 제압했다. 정우영의 멀티골에 힘입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워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팀으로 유명하다. 한국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 한국이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까다로운 승부가 예상됐다.
황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힘 싸움을 하는 팀이라 그대로 맞붙으면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발 빠른 선수들을 대거 배치해 날카로운 역습 전술을 펼쳤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영욱이 최전방 공격에 섰고,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이 뒤를 받쳤다. 홍현석과 백승호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설영우와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이 포백 수비를 구성했고, 이광연이 골문을 지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 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에서 23골(1실점)을 몰아치며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우영 선제골 순간. 연합뉴스한국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순항을 알렸다. 세트피스에서 나온 찰떡 호흡이 만든 득점이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공을 건네받은 엄원상이 박스 안으로 낮은 크로스를 넣었고, 정우영이 이를 그대로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우즈베키스탄은 거친 플레이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이 공을 소유하면 태클로 저지했고, 문전으로 쇄도하기 위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반 25분 우즈베키스탄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백승호가 내준 프리킥을 잘로이디노가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는데, 백승호의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한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는 짜릿한 득점이 터졌다. 전반 37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이한범이 만든 문전 혼전 상황에서 빠르게 공을 낚아챈 뒤 골망을 갈랐다.
다시 앞서나간 한국에 맞서 우즈베키스탄이 다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밀어붙였다. 하지만 한국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고, 2 대 1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을 마쳤다.
다시 앞서가는 한국. 연합뉴스후반 들어 우즈베키스탄은 더 거칠게 나왔다. 한국은 계속 주도권을 가져갔지만 우즈베키스탄의 몸싸움에 고전했다.
부상을 우려한 황선홍 감독은 전반 14분 이강인과 정우영을 빼고 정호연과 송민규를 투입했다. 일본과 결승을 대비한 교체로 보였다.
그럼에도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파울은 계속됐고, 결국 엄원상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에 한국은 교체 카드 한 장을 더 쓰면서 안재준을 내세웠다.
팽팽한 승부는 계속 이어졌고, 한국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지켰다. 안재준이 두 차례 득점 기회에 관여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2 대 1 승리를 거둔 한국은 결승에 올랐다.
이날 멀티골을 터뜨린 정우영은 이번 대회 7호골로 득점 단독 1위에 올랐다. 매 경기 중요한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앞서 일본은 4강에서 홍콩을 4 대 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선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