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러셀 셔먼. 뉴잉글랜드 음악원 홈피 캡처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이 벌세했다. 향년 93세.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NEC)은 2일(현지시간) "전설적인 예술가이자 스승, 인도주의자였던 러셀 셔먼이 지난달 30일 정오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3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셔먼은 6세 때 피아노를 시작했고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에드워드 스토이얼만을 사사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인류학을 전공했다. 인문학적 기반 위에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연주를 펼쳐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렸다.
NEC 석좌교수를 지낸 셔먼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의 아내는 NEC 교수이자 피아니스트인 변화경이다. 피아니스트 백혜선, 이방숙, 이미혜, 이미주, 박종화, 박종경, 손민수 등 걸출한 한국인 제자를 다수 길러냈다.
손민수의 제자인 임윤찬 역시 셔먼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지만 평소 존경심을 표시해왔다. 임윤찬은 지난해 6월 밴 클라이번 콩쿠르 준결선을 앞두고 손민수 교수에게 "오늘 연주는 미스터 러셀 셔먼에게 바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은 셔먼이 일생에 걸쳐 연주한 곡이다.
셔면은 두 차례 내한공연을 가졌다. 2000년 공연에서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을 연주해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