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던 엄마가 자식들에게 조심스럽게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딸은 손사래를 쳤다.
유튜브 '진용진' 채널 중 MZ세대의 비혼과 딩크 문화를 다룬 컨텐츠. 유튜브 화면 캡처"아휴, 엄마 나도 우리 팀장 언니처럼 될 거야. 결혼해서 애 낳고 남편 밥 차려주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잖아."
구독자 27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진용진 채널의 '비혼'을 주제로 한 콘텐츠 중 한 장면이다.
비혼과 딩크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로도 혼인 건수는 10년 전인 2013년 32만건에서 지난해 19만건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30대 두 명 중 한 명은 미혼인 상황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
아이러니하게도, 혼인율은 줄었지만, 거꾸로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육아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시대,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CBS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최한 인구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듀오정보 박수경 대표는 "요즘 결혼정보회사 잘 안 되지 않냐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표정 관리가 안 된다"고 털어놨다.
CBS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최한 2023 인구 포럼에서 듀오정보 박수경 대표가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인구포럼 제공 "제가 왜 표정관리가 안 되냐면, 이전보다 훨씬 더 잘 됩니다.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인데 듀오는 역대 최대 호황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박 대표는 "결혼을 통해 더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을 때 결혼을 택하고, 실패 없는 선택을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컨설팅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결혼 전문가에게 맞춤 결혼 컨설팅을 받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듀오는 지난 1995년 설립 후 28년 간 4만여건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박 대표는 "비혼 출산율은 전체의 3% 수준이라 저출산 문제는 결혼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육아 지원뿐 아니라 젊은 세대가 결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지원 정책을 보면 정부가 오히려 결혼을 말리는 것 같다"며 "위장 미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싱글일 때 주거 등에서 지원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저희에게 오는 친구들 보면 스펙들이 정말 대단해요.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결혼이라는 마침표를 찍기 위해 오는데, 이게 과연 맞는 걸까요? 돈이든 커리어든 조금 부족하지만 누구나 결혼해 아이를 낳고 어른이 되는 사회는 왜 안 되는 걸까요? 정부가 이런 사람들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제는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