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외국인 지역가입자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면 내국인과 달리 다음 달부터 곧바로 보험급여 지급을 중단하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10항에 대한 위헌 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심판대상 조항은 지역가입자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한 경우 체납일부터 체납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서도 법 공백의 혼란을 막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효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2025년 6월 30일로, 국회가 이때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
헌재는 외국인 지역가입자를 상대로 한 보험급여 제한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헌재는 "내국인 등 지역가입자의 경우 체납 횟수가 6회 이상이면 체납한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가입자와 피부양자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며 "보험료가 6회 이상 체납됐다고 곧바로 급여 제한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별도의 처분을 해야만 급여 제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건보공단으로부터 체납 보험료의 분할납부 승인을 받고 승인된 보험료를 1회 이상 냈으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이러한 예외규정이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보험급여 제한 조항의 위헌성은 보험급여 제한을 실시하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외국인에 대해 체납 횟수와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보험급여 제한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보험료 체납에 따른 보험급여 제한이 실시된다는 통지 절차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한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으로 조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선택 가능성이 있고, 입법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보험급여 제한 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입법자의 개선 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