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압도적 주택 정책 대응?"…"공급 없는 공급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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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기 신도시 공급 확대 등 내년까지 주택 100만호 이상 공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각종 규제 개선을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주택 10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위축 상황에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던 정부의 당초 예고를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향후 공급 위축에 따른 집값 불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3기 신도시 공급 늘리고 민간 주택사업장 지원해 민간 공급 늘린다"

정부는 26일 관련 부처 합동으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3기 신도시에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민간 주택 사업장에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내년까지 10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3만호 이상의 물량을 더하고 올해 11월 중 수도권을 중심으로 8만 5천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는 등 공공부문에서 12만호 수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해 주택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민간 주택공급 장애 요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 비율을 상향 조정해 보증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에 지원을 확대하는 등 민간 주택건설 사업장에 금융 지원을 기존의 두배 이상인 40조원 규모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택지 전매제한 △기부채납 △부담금 관련 규제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공사비 갈등 조정과 건설 인력 확충 등으로 사업 진행 상 애로 사항을 개선해 민간 공급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오른쪽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오른쪽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 직후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들께서 '양질의 주택이 필요한 곳에 충분히 공급된다'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정책은 사업성 악화나 여러가지 규제, 일시적인 금융 막힘 현상 때문에 인허가와 착공을 대기하고 있는 물량이 거의 40만호가 넘어가는데 사업을 막는 여러 요인들을 풀면 이후 시장 동력에 의해 (시장이) 충분히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그에 맞춰서 공급 대책을 잡았다"며 "(시장에서) 그런(수요 진장 필요성)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지만 세금이나 금융 혜택을 수요자들이 시장에 다시 뛰어들도록 하는 것은 저희 목적이 아니고 수요를 진작하는 그런 정책은 이번에 검토 대상 자체에서 뺐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위축,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더니 실망스러운 대책"

정부의 이번 발표는 고금리 기조 등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인허가와 착공 등 공급 선행지표가 악화되면서 2~3년 뒤 공급 불안이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공공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공급 물량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고, 공공주택 공급을 주도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국민적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이런 계획이 현실화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공공주택 공급은 LH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데 LH에 대한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급이 이뤄질 수 있겠냐"며 "인허가와 착공 급감으로 2~3년 후 공급부족으로 인한 집값, 전셋값 상승이 예고되고 있어서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다시 별안간 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한 수요자들이 서둘러 집을 사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대책은 이런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고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해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예고에 대해 시장이 기다려왔던 부분까지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 지원 확대나 각종 규제 완화에 따른 민간 주택 사업 활성화 유도도 이번에 나온 대책은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민간 영역이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민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겠고 밝힌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이나 분쟁 등으로 인한 중단․지연 없는 정비사업 추진기반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단순히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는 것인지 강제성을 두겠다는 것 인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비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어떤 제도를 신설하겠다는 것인지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이를 조율하고 이에 대한 강제성을 두겠다는 것인지, 정비사업 표준계약서를 의무 사용하게 한다는 것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져야 민간 분양에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좀 풀어줄테니 집 더 지어보라고? 누가 더 짓겠나"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박종민 기자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박종민 기자
이번 대책이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해당 사업과 관련된 시행사나 건설사는 물론 지방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방 부동산 침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만큼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번 대책의 효과는 수도권 등 주요 입지에 한해 제한적으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불균형으로 인한 부작용 보완책도 필요해 보인다"며 "다주택자 등 지나치게 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수요 지원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민간 공급은 서울 및 광역시 재건축 및 역세권 재개발 등 사업성이 우수하고 수요가 풍부한 도심 재정비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로 속도를 높이고, 지방 미분양 위기 지역은 세제 및 금융 완화책을 주는 등 단기 수급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완화책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투미부동산컨설팅 김제경 소장은 "앞서 사전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의 입주도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이런 공공 분양을 늘리겠다고 하면 누가 공급이 늘어나겠다고 기대하겠냐"며 "이번 대책은 건설업계가 너무 어렵다고 하니 '산소호흡기'를 씌워주는 연명치료 수준의 '공급 없는 공급 대책'"이라고 혹평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정부 대책을 요약하면 '규제를 풀어 줄테니 집을 좀 더 지어봐라'라는 것인데 이번 대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데 집이 안 팔리거나 팔아도 손해가 나더라도 정부가 책임질 것도 아닌데 조합, 시행사, 시공사가 집을 짓겠냐"고 반문했다.

"규제 완화, 약한 고리로 악용하거나 부실 연장 않게 모니터링 필요"


이번 대책이 건설 업계의 부실 연장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프롭테크 업체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시행사간 공공 택지 전매 제한 완화로 대기 수요가 있는 양질의 택지는 공급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도권 내 분양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된 상태라 자금력과 사업 추진 의지가 있는 시행·시공사 위주로 알짜 공공 택지를 매입해 주택 공급에 나설 확률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1년 한시 규제 완화인데다, 최초 가격 이하로만 전매를 허용하고 있어 사업자 간 이면 계약이나 '벌떼입찰' 우려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부동산R114 리서치팀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PF대출 여력이 확대되는 만큼 (이런 조치가) 금융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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