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서울 송파구 일가족 5명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이들이 금전 문제로 얽혀 갈등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사망 가족 중 일부는 최근 주거지인 송파구 송파동 빌라 인근 주민센터를 방문해 기초생활보장급여 상담을 받았다.
다만 이들은 보장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가구의 소득과 재산 기준이 초과됐기 때문에 급여를 받기 어렵다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송파구 빌라에는 추락사한 여성 A씨와 남편, 딸 등 3명이 살고 있었고,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타지에서 A씨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이사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7시 29분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가 발견된 아파트에는 A씨의 친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이 A씨의 동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 가족의 거주지인 송파구 빌라에서 A씨의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연이어 A씨의 10대 딸도 경기 김포시 소재 한 호텔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오후 2시쯤 김포의 한 숙박 업소에 딸과 함께 투숙했다. 다음날 오전 6시쯤 A씨는 숙박업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객실에 출입한 다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상흔 등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의 남편 등 3명이 사망한 곳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이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가 지난 6월 고소인 3명으로부터 총 2억 7천만 원의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힌 사실도 드러났다. 고소인 중 A씨 가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수억 원대 빚을 지고 경제적 부담감을 느껴온 것을 파악하고 계좌 내역 등을 추적 중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