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격벽에, 야구방망이 등에 필로폰을 숨겨 국내에 들어와 국내 유통책에게 건네주려던 미국인 등 마약 유통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미국인은 태국에서 마약조직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조직 두목을 살해하고 암매장해 태국 경찰에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인물로 밝혀졌다.
12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밀수 및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피의자 총 10명 중 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외 체류 중인 미검거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피의자들 검거 과정에서 약 7만 6천 명 동시 투약분인 필로폰 2.3kg(76억 원 상당), 합성대마 1355ml를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 서울경찰청 제공경찰 조사에 따르면, 20대 후반 미국 국적 남성 A씨는 지난달 2일 관광 비자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면서 진공 포장된 필로폰 1.95kg을 가방 벽면에 숨겨 밀수입했다. A씨는 마약을 국내 유통책에게 건네주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베트남 국적 남성 B씨는 지난 7월 25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 등에서 합성대마 3800ml를 제조해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 유통책 6명은 필로폰·합성대마·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 등으로 전달해 판매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 마약을 구매하다 알게 된 C씨로부터 '일을 도와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
이들은 마약을 건물 내벽 등에 붙여 판매하는 일반적인 던지기 수법이 아니라, 공원 야산의 땅속에 파묻는 등 신종 수법으로 마약을 전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마약 전달책이 주변의 마약을 훔쳐 갈 것을 우려해 땅속에 파묻었다고 한다.
피의자가 제조한 합성대마. 서울경찰청 제공
특히 이 사건의 총책인 중국 국적 남성 C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야구방망이·자전거 안장 등에 필로폰을 숨겨 들어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C씨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당시 항공특송화물로 마약을 밀반입했던 사건의 또 다른 총책인 미국 국적 남성 D씨는 A씨와 함께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 갱단 두목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인물로 드러났다. 그들은 금전 이권 다툼으로 조직 두목을 살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집중단속과 연계해 밀수입 및 대규모 유통 사범, SNS·가상자산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