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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0.2% 플랫폼 노동자에만 허락된 '가혹한 실업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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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특고 고용보험료 2% 내고 0.19% 받아
실업급여 서류 달라니 "우린 손님도 고객, 기사도 고객"
3개월 소득 감소해야 주지만 "부족한 소득 유지 어려워"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 월별로 나와…플랫폼·특고는 없다
노동부 "고용보험 확대 얼마 안돼 수급률 낮아…늘어날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까지 포괄하는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실제로 보험 혜택을 보장받은 노동자들은 고작 0.2%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노동자들처럼 산재·고용보험료를 다 내고도 실질적인 보호는 받지 못해 '국가 주도 보험사기'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에 가입된 플랫폼·특고 노동자들이 일반 노동자들보다 구직급여 등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 노동자 7.5% 받을 때 플랫폼·특고 0.2%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한 플랫폼·특고 노동자는 143만 3974명, 이중 2921명만이 구직급여를 인정받았다. 비율로는 0.20%에 불과하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전체 노동자 1510만명 중 114만 명으로 7.55%가 받은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고용보험료 부담분을 기준으로 분석해도 이들은 낸 것보다 훨씬 덜 받고 있었다. 플랫폼·특고 노동자들이 낸 보험료는 2444억 원으로 전체 보험료 부과액의 2.08%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구직급여로 돌려받은 금액은 약 112억 원으로 0.19%에 그쳤다.

윤건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전 국민 고용보험 정책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의 길이 열렸지만, 실제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숫자는 민망할 정도로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구조 변화로 플랫폼 노동자와 특고 노동자가 갈수록 느는데 보험 가입은 하고 혜택은 받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현재 고용보험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의미"라며 "고용보험 확대 취지에 걸맞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노동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막바지에 도입했던 '전국민 고용보험' 정책에 따라 고용보험은 지난해 1월부터, 산재보험은 전속성 요건 폐지로 올해 7월부터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자들은 이후 후속 행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플랫폼·특고 노동자들이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업주로부터 '노무제공계약 종료 확인서(이직확인서)'를 받아야 하는데, 플랫폼 업체에서는 이를 잘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부 "서류 받아와라" 업체 "고용 안 했다"…실업급여 단념


최근 대리기사 A씨는 운전 중 고객이 폭력을 행사하고 길가에 정차하라는 요구에 주정차 금지 구역에 차를 세웠다. 이후 플랫폼 업체에서는 '왜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며 A씨를 영구정지시켰다. 플랫폼 노동자인 A씨에게는 '해고'와 다름없는 조치다.

해고당한 A씨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보험센터와 플랫폼 업체를 찾았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A씨는 "노동부에 가니 회사 쪽에 가서 그만뒀다는 서류를 떼오라고 했다. 그런데 업체는 '우리는 콜을 부르는 손님도 고객, 운전기사도 고객이다. 직원을 둔 적이 없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에 이 상황을 설명하니 '노무사를 찾아가 보라'며 자기들도 모른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A씨는 결국 실업급여 수급을 포기했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해고 사실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거니와, '부분 실업'을 인정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대개 여러 플랫폼과 계약하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종료돼 소득에 큰 타격을 입어도 '완전한 실업'이 아니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최근 3개월 소득이 1년 전보다 30% 이상 줄어든 상태를 견뎌내야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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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이더유니온이 라이더 400명을 대상으로 실업급여 수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급여 수급자는 단 1명도 없었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은 "3개월 동안 소득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거의 있을 수 없다"며 "플랫폼 노동 특성상 '해고'에 해당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특성상 여러 사업장에 소속돼 일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실업급여의 문턱을 높이는 문제로 꼽힌다. 실업급여 지급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근무지 중 가장 최근에 퇴사한 당시의 사유만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대리운전노조 이창배 교육국장은 "만약 6개 업체에 소속됐는데 그중 몇 개 업체에서 (타의로) 업무가 정지돼도 마지막 1개 업체를 자진 퇴사하면 지급 대상이 아니다"며 "보험료만 걷어가고 실업급여 보장은 안 하니 '사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현 정부가 플랫폼·특고 노동자의 고용보험 관련 자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오민규 연구실장은 "플랫폼·특고 노동자 고용보험 가입자가 150만 명을 돌파하는 상황"이라며 "노동부나 고용정보원은 고용보험 가입한 노동자와 관련해 행정통계자료를 매월 내놓는데, 플랫폼·특고 노동자에 관련해서는 아무런 통계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고용보험 가입된 지 얼마 안 돼 수급률 낮아…늘어날 것"


노동부는 플랫폼·특고 노동자가 최근 고용보험 안에 들어오면서 아직 제도가 안착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도 플랫폼 업체 측에 해당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며 "(노무제공계약 종료 확인서 등) 서류를 제출 안 한다고 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무제공자의 경우 12개월 이상 가입을 해야 수급 자격에 충족하는데, 고용보험에 가입이 된 지 아직 얼마 안 돼서 수급률이 낮은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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