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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츠마부키 사토시 "'한 남자' 통해 구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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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묘연해진 'X' 인생 추적 변호사 키도 역 열연
'한 남자'로 日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시사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시사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워터 보이즈' '분노'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한 남자'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영화 '한 남자'(이시카와 케이)는 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한 남자'는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발적 실종자 '죠하츠'를 소재로 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국내 관객들과 만난 바 있는 '한 남자'는 제46회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을 휩쓴 것은 물론,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뛰어난 작품성을 입증했다. 주인공 키도 역 츠마부키 사토시는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한 남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국을 찾은 설렘과 자신이 연기한 키도에 관해 이야기했다.
 
외화 '한 남자'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외화 '한 남자'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츠마부키 사토시는 영화에서 의문의 인물 'X'의 정체를 쫓는 변호사 키도 역을 맡아 특유의 안정적이고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원작자인 히라노 게이치로가 만든 '분인주의'란 개념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개인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개인의 인격은 장소와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보았다.
 
사토시는 "키도라는 캐릭터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랄까. 사람은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고, 모든 것이 나라는 '분인주의'의 개념을 몸소 체험하는 캐릭터라 생각한다"며 "좀 더 자유롭게 발상해서 여러 사람을 대할 때 달라지는 얼굴이 있고, 키도는 그런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 캐릭터는 이런 인물'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연기하는 데 집중했다"며 "나 스스로도 종잡을 수 없는 상태를 유지해야 관객에게 '키도는 무슨 생각을 하는 인물일까' '어떤 모습이 키도의 진정한 모습일까' 궁금증을 줄 수 있고, 결말을 볼 때 좀 더 많은 울림을 주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키도는 재일교포 3세 변호사다. 그러나 츠마부키 사토시는 재일교포 역에 대한 부담보다는 '분인주의'에 걸맞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주변에 재일교포가 많은 편이었고, 친구 중에도 재일교포가 많다. 제가 친하게 지내는 이상일 감독님도 재일교포"라며 "'재일교포'에 지나치게 얽매이게 될 경우 영화의 메시지에서 엇나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양한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시사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시사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츠마부키 사토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이라고 보았다. 그는 "내가 생각한 영화는 촬영할 때 감독이 오케이 내고 감독이 편집해서 상영된 단계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관객에게 전달된 후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상상하고 생각해야 비로소 영화는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관객들에게 답을 하나로 단정 짓는 게 아닐까 싶다"며 "결말에 관해서는 각자 해석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난 이 작품은 키도의 영화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이야기라는 점만은 확실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사토시의 철학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는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 '어떤 사람'이기보다 작품 속의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그때 그 역할!' '정말 그 역할처럼 보였다' '그 역할 보면서 화가 나서 사토시라는 사람 자체까지 싫어졌다'는 소감을 들으면 정말 기쁘다"며 "관객이 본 작품 속 모습이 나에 대한 마지막 기억으로 남아도 좋을 거 같다. 작품으로서 관객의 마음속 한 페이지로 남는다면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배우 중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묻는 말에 그는 황정민을 꼽았다. 사토시는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수리남'을 보고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느꼈다. 그분의 열정적인 연기에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열정적인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간 한국 영화에 출연한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외화 '한 남자'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외화 '한 남자'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한국 개봉을 앞두고 사토시는 눈 높기로 유명한 한국 관객들에게 부산에서 인정받았다는 마음에 조금 안심한다고 했다. 그는 "부국제 폐막작으로 상영한 후 성대한 박수를 3번 받았다고 전해 듣고, 한국 분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매우 안심했다"며 "작품이 좀 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국 관객들에게 "관객들이 '내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며 보면 좋을 것 같다. 내 안에 여러 모습의 자신이 있는데, 다양한 스스로를 받아들이면 삶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인간이라면 '완벽한 나'를 갈구하기 마련인데, 내 안엔 못난 나도 존재한다. 그런 걸 배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남자'는 그런 걸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난 이 작품을 통해 구원받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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