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병역비리 혐의' 라비-나플라, 집유-실형 갈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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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라비, 나플라. 그루블린 공식 페이스북왼쪽부터 라비, 나플라. 그루블린 공식 페이스북병역비리 혐의를 받은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와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가 각각 집행유예와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남부지법 304호 법정에서 병역법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 피고인 9인 대상 선고 기일이 열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라비에게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라고, 나플라에게 "합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다"라고 말했다.

라비는 병역 브로커인 구모씨, 본인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 그루블린의 공동대표인 김모씨 등과 공모해 마치 뇌전증을 앓는 것처럼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해 나타나는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만성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이다.

김 판사는 "뇌전증 증상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가장해서 병역 면탈을 시도하고 위계로 공무 집행 방해한 사안으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치밀하게 계획해서 뇌전증 관련 연기를 했다"라는 점을 라비 양형에 불리한 정황으로 언급했다. 다만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판결이 확정되면 전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아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제반사정을 참작한다"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라비와 나플라 중 나플라의 죄질이 더 나쁘다고 봤다. 김 판사는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복무하면서 5급 판정을 받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해 장기간 여러 차례 연기하는 과정에서 서초구청 담당자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등 매우 죄질이 좋지가 않다"라고 설명했다.

나플라는 라비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그루블린 소속 가수다. 왼쪽부터 나플라, 라비. 나플라 공식 페이스북나플라는 라비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그루블린 소속 가수다. 왼쪽부터 나플라, 라비. 나플라 공식 페이스북김 판사는 "최석배(나플라 본명)의 이런 행위로 인해 수사가 확대됐다"라며 "뿐만 아니라 최석배는 마약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던 도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그 죄질도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나플라는 2021년 9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다만 △5개월가량 구금돼 있는 동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우울증 등으로 실제 4급 판정을 받고 사회 복무하던 상황 △미국에서 나고 오래 자라 병역 의무에 대해 일정 부분 두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모든 구체적인 행위는 병역 브로커 구모씨의 지시에 따라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양형에 유리한 점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날은 라비, 나플라뿐 아니라 나플라의 병역 면탈 시도를 도운 혐의를 받는 서울 서초구청 공무원과 서울지방병무청 공무원에 관한 선고도 이루어졌다. 이들 공무원은 나플라가 141일 허위로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하고, 지각·조퇴·병가 등으로 복무에 부적합한 것처럼 근무 상황을 조작해 소집해제 등 절차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공무원들이 나플라의 연기에 속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떠는 듯 극도로 심한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여러 차례 담당 공무원들에게 자살을 하고 싶다는 등 극단적인 연기를 하기도 했다. (브로커) 구모씨는 최석배가 외삼촌을 가장해서 최석배가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을 시도할 것 같다는 극단적인 언급을 해 서초구청 담당 공무원들에게 매우 여러 차례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나플라가 장기간 치밀하게 연기해 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허위 출근부 작성에 관해서도 김 판사는 "(공무원들의) 업무 과중 상태에서 자살 사고 방지, 사회복무요원 관리 편의 등을 이루어진 것으로, 최석배의 연기에 속아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라고 바라봤다.

공무원 2명은 각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무원 3명은 모두 선고 유예형으로 벌금 300만 원 처분이 내려졌고, 사회복무요원 1명도 선고유예형을 받았다. 병역 브로커와 공모해 라비, 나플라 등의 병역 면탈을 시도한 김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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