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연합뉴스'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백현동 사업 시행업자가 '김 전 대표가 200억 원을 요구했고, 그 중 절반은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두 사람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지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의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씨는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인물로 이후 부지 용도가 4단계나 상승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정씨가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으로 벌어들인 분양수익은 3천억 원에 이른다. 김 전 대표는 그 대가로 2015년 9월부터 최근까지 정씨로부터 현금 77억 원과 5억 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성남시 백현동 구(舊)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지어진 아파트. 이 아파트 시행사는 성남알앤디PFV로 백현동 사업의 민간개발을 주도한 아시아디벨로퍼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국회사진취재단정씨는 '김인섭이 어떤 사람이라며 소개를 받았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개발사업하면서 성남시에서 막강한 힘이 있다고 했고, 개발사업 관련 대화를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소개받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김 전 대표가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에 이 대표와 가깝다고 생각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호응했다.
정씨는 "김 전 대표가 정진상 전 실장은 '진상이'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이재명 대표는 이름은 부르지 않고 '이 시장', '2층'이라고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조사 당시에 김 전 대표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200억 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업지인지를 물었고, 그러면서 50%는 자신이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한 것이 맞느냐'라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 두 사람이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실장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고 답변한 것도 맞는가'라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라고 호응했다. 정씨는 그 이유에 대해서 "제 생각이지만 성남시에 두 사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후 김 전 대표가 지분을 요구하면서도 자신에게 '이 돈이 나 혼자 먹는 것도 아닌 것을 알지 않느냐'라고 말했다고도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