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속으로 이륙하는 U-2S. 연합뉴스북한은 얼마 전 미 공군 정찰기가 배타적 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3일에도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며, "우리의 주권수호 의지를 시험하는 것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핵전쟁으로 확전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최대한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익명의 '군사논평원'이 쓴 글에서 "7월 2-10일 미국 공중정찰수단들이 우리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경제수역 상공을 무단침입한 횟수는 무려 30여 차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해 상공이라고 우겨대는 상공은 철두철미 우리의 주권이 행사되는 조선 동해 경제수역 상공이며 따라서 단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함과 동시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 편대가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항공자위대 기지에 긴급전개됐다며 이를 비난했다.
물론 EEZ(200해리 범위)는 영해(12해리 범위)와 달리 외국 군용기가 들어오는 것 자체가 국제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통신은 이에 대해 "유엔 해양법 협약에는 명백히 연안국의 안전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조건에서 경제수역에서의 항해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규제돼 있다"며 "협약의 기본 정신과 해당 조항을 저들의 구미에 맞게 해석한 강도적 궤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러한 논리에 따라 괴뢰들(한국)도 조선 동, 서, 남해에 '선박통제구역(해양통제구역, MCA)'과 '반항공식별구역(방공식별구역, ADIZ)'이라는 것을 일방적으로 설정해 놓고 우리 선박들의 항해를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는 것은 물론, 남조선 주변 상공에서 벌어지는 주변국 군용기들의 비행에 대하여서도 '침범'이라고 떠들면서 분주탕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며 "괴뢰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의 함선이나 전투기들이 남조선 지역의 경제수역이나 '반항공식별구역' 상공에서 정보정찰활동을 한다고 하여도 국제법적 요구에 따른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다만 북한의 주장과 달리 방공식별구역은 각 나라가 선포하더라도 국제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한국군 당국은 외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도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은 하되 '진입'이라고 표현한다. '침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각 언론사의 재량에 따른 것이다.
통신은 "오늘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언제든지 불과 불, 핵과 핵이 맞붙는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있으며 때문에 파렴치한 도발행위를 정당화해 보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이 노골화될 수록 앞으로의 사태는 더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며 "우리의 주권수호 의지를 시험하는 것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핵전쟁으로 확전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최대한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