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 관련 국무위원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을 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리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이상민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을 이유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27일 마지막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이 장관의 탄핵 여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나올 전망이다.
헌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 절차인 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희생자 유족이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민씨를 불러 진술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제 딸은 구조가 시작된 지 20분이 지나서야 구조됐다. 그 시간 동안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은 대체 무엇을 했는가"라며 "참사를 인지하고 1시간 40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에도 자신의 직무를 부정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 장관은 핼로윈 축제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도 대책 수립을 지시하지 않았다"라며 "이태원 참사와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장관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 측은 이날도 기존과 같이 법률을 위배한 바가 없다며 탄핵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 측은 "피청구인(이상민)이 법률과 헌법을 위반한 사안은 없다"라며 "이 사건 참사에 있어서 중대한 법적 책임이 없는 피청구인을 주무장관이란 이유로 파면해야 한다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라고 말했다.
또 "피청구인에게 축제를 대비한 안전 관리 계획·대책을 마련할 구체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류영주 기자반면 국회 측은 이 장관이 명백히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국회 측은 "재난안전법은 일반인들이 위험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안부장관이 이를 미리 예방하도록 각종 권한을 부여했다"라며 "국가의 재난·안전 관리를 책임지는 주무 장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여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무를 집행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을 파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없고, 훼손된 헌법질서가 회복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마지막 변론을 진행한 헌재는 이제 양측의 주장과 관련 자료, 증거 등을 토대로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탄핵 여부는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행규정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법은 탄핵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탄핵소추안은 지난 2월 9일 접수됐다.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이 파면에 동의하면 이 장관은 파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