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공사가 완료되면서 일본이 이르면 다음달 초 해안 방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간 여섯 차례에 걸친 보고서에서 사실상 일본 측 손을 들어준 가운데 마지막 7차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26일 일본 언론과 우리 정부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설 공사를 사실상 완료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를 통과한 오염수와 바닷물을 섞는 등 희석작업을 통해 해안으로 방류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마지막 희석 작업에 사용되는 해저터널 공사가 이날 완료되면서 공사 과정에서 활용한 굴착기도 인양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시운전도 27일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8일부터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이송과 희석, 방출 설비 등에 대한 최종 점검을 실시한다.
사실상 남은 건 IAEA의 최종 보고서다.
앞서 지난달 31일 발간한 6차 보고서에서 IAEA는 오염수 샘플 채취 검증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확도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태양평 인근 국가들이 여전히 오염수 안전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일본 측의 주장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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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자체 분석을 넘어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교차 검증 또한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IAEA는 설명했다. 교차 분석에서 삼중수소 이외 추가 방사성 핵종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검출되지 않았다며, 오염수 보관 탱크에서 추출한 샘플을 미국과 프랑스 등이 함께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당초 IAEA의 설립 취지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범정부 일일 브리핑에서 한필수 전 IAEA 방사선수송폐기물안전국장은 "IAEA는 국제 기구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며 "최종 보고서 작성엔 여러 국가의 전문가 15~20명 정도가 함께 모여 협의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일본이 원하는 내용이 반영되고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한 전 국장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IAEA 방사선수송폐기물안전국 국장으로 부임했는데, 부임한 지 두 달 만인 같은해 3월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다.
다만 한 전 국장은 일본이 세계 3위로 IAEA에 분담금을 내고 있단 점이 최종 보고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운영 과정에서 돈을 많이 내는 사람이 운영 관련해서 이런저런 요구가 있을 때에는 전혀 배제할 순 없겠죠"라면서도 "운영과 관련해선 어느 정도 조금 영향력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주어진 미션 관련해 영향력이 행사될 수 없는 그런 조직이 국제조직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018년 당시 오염수 처리 방식으로 해안 방류를 포함한 지하 매설, 지층 주입, 증기 방류 등 5가지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최종 보고서에서 IAEA가 해안 방류의 안전성을 담보할 경우 현재로선 일본의 해안 방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방류 결정 자체를 되돌려 IAEA 등에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맞지 않는 태도"라며 "다시 7~8년 전으로 돌아가서 (방류 방식에 관한) 논의를 꺼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오염수 해안 방류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추후 조치도 관건이다. 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처리된 오염수과 희석 작업을 거쳐 해안으로 약 30년 간 방류되는 동안 인접 국가인 우리나라 등이 수시로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아마 IAEA 7차 보고서에선 독립 검증에 대한 현재 상황 분석결과 정도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간 방류이기 때문에 향후 정기적으로 국제기구가 검사를 하는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