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승객들이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이 공개한 50초 분량의 CCTV 영상에는 아찔했던 사고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순식간에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승객 우르르 쓰러져
사고 당시 모습. CCTV 영상 캡처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전 발생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승객 수십명을 태운 에스컬레이터가 잠시 멈춰 선 뒤 반대쪽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래에 있던 승객들은 뒷걸음질을 치며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렸고, 일부는 난간을 넘어 반대쪽 에스컬레이터로 대피했다.
하지만 위에 있던 승객들은 미쳐 대피하지 못하고, 하나둘씩 파도에 휩쓸린 듯 아래 방향으로 내려와 쓰러졌다.
승객 20여명이 바닥에 겹겹이 쓰러지자 사고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쓰러진 승객을 부축하고, 밑에 깔린 이들을 끌어냈다.
14명 부상…경찰 등 사고원인 조사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뒤쪽으로 역주행해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A씨 등 3명은 허리와 다리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B씨 등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지상으로 이동하는 이용객들을 태우고 정상 작동하던 중 갑자기 일시 정지하더니, 수 초 뒤 뒤쪽으로 밀려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누군가 에스컬레이터의 수동 조작 장치 등을 작동시켰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당선 수내역의 운영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이나, 에스컬레이터의 운영과 관리는 별도의 위탁 업체에서 맡고 있다.
지하철사법경찰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목격자 진술과 현장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