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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요시다 유니 "CG 대신 수작업…과정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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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개인전 '알케미'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서 9월 24일까지

일본 출신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서울미술관 제공 일본 출신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서울미술관 제공 기발함과 독창성으로 MZ세대를 사로잡은 일본의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43)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 '알케미'(Alchemy·연금술)를 열고 있다. 작가가 해외에서 여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일본 여자미술대학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한 후 광고회사와 디자인 회사를 거쳐 2017년부터 독립해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5년간 제작한 광고,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230여 점을 소개한다.

인공지능(AI)가 그림을 그리는 시대이지만, 요시다 유니는 컴퓨터그래픽(CG) 대신 수작업으로 작품을 빚어낸다. 대표작인 '레이어드'(LAYERED) 연작은 실제 바나나와 사과의 과육을 파낸 다음 그 사이에 큐브 형태로 자른 과일을 색깔을 맞춰 하나 하나 끼워 넣어 완성했다. '더 모먼트'(THE MOMEMT)는 시간이 흐를수록 튤립의 줄기가 점점 늘어지는 모습에 착안, 줄기를 꼬아 옷핀 같은 형상을 만들었다.

'레이어드'(LAYERED) 연작. 서울미술관 제공 '레이어드'(LAYERED) 연작. 서울미술관 제공 '더 모먼트' (THE MOMEMT). 서울미술관 제공 '더 모먼트' (THE MOMEMT). 서울미술관 제공 작가는 최근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CG 작업보다 수작업을 좋아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고, 작품 안에 따뜻함과 열정을 좀 더 담을 수 있죠."

이번 전시는 3개 파트로 구성됐다. 첫 번째 파트는 과일,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았다.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자연물이 주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공유하고 싶어 작품을 사진으로 마감한다"고 했다.

두 번째 파트는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연금술'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평범한 소재와 형상도 작가가 재조합하면 마치 마술이라도 부른 듯 비범한 것으로 재탄생한다.

패션잡지 '소엔'의 75주년을 맞아 제작한 이미지. 서울미술관 제공 패션잡지 '소엔'의 75주년을 맞아 제작한 이미지. 서울미술관 제공 패션잡지 '소엔'의 75주년을 맞아 제작한 작품이 좋은 예다. 이 작품은 75년 분량의 '소엔' 1300여 권이 책장에 늘어서 있는 이미지로 제작했는데 작가만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

작가는 스스로 "아티스트가 아닌 아트 디렉터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아티스트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도 가치 있지만 클라이언트(고객)의 의뢰에 따라 마감이 전제된 상황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요." 작가는 "광고 작품은 소비자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 SNS와 온라인 등 경쟁 분야가 많아진 만큼 좀 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세 번째 파트는 2023년 신작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 50여 점을 최초 공개한다. 구상에는 5년, 제작에는 3개월 걸린 대작이다. 인물, 사물, 과일, 꽃, 음식 등 15년에 걸쳐 작가가 천착해온 소재를 종합적으로 구현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 준비기간 한국에 머무르며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그린 스케치와 촬영할 때 사용했던 메이킹 소품을 직접 설치했다. 각각의 작품 제작 과정에 얽힌 비화도 직접 작성했다.

작가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을 관찰하는 것이 재밌었다. 한국인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자기 표현이 능숙한 것 같다"며 "언젠가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해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신작 '플레잉카드' 서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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