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뒤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단. 한국배구연맹 제공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 출전 중인 V-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이 8강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소중한 승리를 거두며 한일전 패배에서 다소나마 벗어났다.
대한항공은 19일(현지 시간) 바레인 마나마에 있는 이사(ISA) 스포츠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2022-2023시즌 몽골 배구리그 우승팀 바양홍고르를 3 대 1(25-21, 22-25, 25-16, 25-19)로 이겼다.
전날 일본 산토리 선버즈에 완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1승 2패 승점 3점을 기록해 8강 E조 3위를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F조 4위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쿠웨이트)과 오는 20일 5~8위 결정전을 치른다. 승리 팀은 오는 21일 5위 결정전에 진출한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4강 진출 좌절 직후 예고한 대로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정진혁이 세터로 나섰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손현종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준이 출전했다. 곽승석과 정지석, 임동혁, 오은렬, 조재영 등 주전들은 웜업존에서 응원에 힘을 보탰다.
1세트 바양홍고르는 왼손잡이 아포짓 캉갈 타미라를 앞세워 대한항공과 시소게임을 벌였다. 한국 V-리그 OK금융그룹 합류를 앞둔 바야르사이한은 블로킹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정한용의 서브 에이스로 앞서 나간 대한항공은 25 대 21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접전이었다. 바양홍고르는 캉갈 타미라와 바야르사이한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정한용을 활용해 추격했지만 손현종과 정진혁이 범실을 하며 흐름이 끊겼다. 바야르사이한이 마지막 점수를 냈고 바양홍고르가 2세트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정한용의 득점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앞서 나갔다. 바양홍고르의 리시브가 흔들리고 범실이 늘어나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주도권을 놓치지 않은 대한항공은 3세트를 9점 차로 따냈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부터 상대 범실로 앞서나갔다. 바양홍고르는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25 대 19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세터 정진혁은 "경기를 이끄는 책임감 등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 만족스러운 경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맘껏 할 수 있어서, 연습 때 맞춰봤던 것을 실전에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정진혁은 이날 풀타임으로 함께 뛴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 정한용과는 홍익대 시절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그는 "프로 입단 후에도 연습 때는 많이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실전에서 풀타임을 함께 소화한 것은 거의 처음이라 대학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