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가정집 현관에 세워둔 전동킥보드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킥보드 제조업체는 피해자에게 배터리 결함 입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동킥보드 배터리 폭발'이라는 제목의 글과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난주 금요일(12일) 새벽 2시경에 킥보드 배터리 폭발로 인해 집에 화재가 났고 저와 예비신랑은 화재 현장에서 죽다 살아났다"고 사연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A씨가 공유한 사진을 보면 현관부터 주방까지 모두 불에 타거나 그을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킥보드는 충전 중이 아닌 상태였고 현관 앞에 놓여 있었는데 새벽 2시경 갑자기 현관 쪽에서 삐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점차 소리가 커지며 굉음과 함께 폭발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몇 초 안되는 사이에 검은 연기가 온 집안을 덮었고 유독가스로 인해 숨도 쉬지 못할 상황이었다"며 "이웃주민께서 소리를 듣고 소화기를 가지고 와주셨고 다른 이웃분은 119에 신고해줬다"고 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A씨는 "경찰과 소방의 조사결과 저희 과실을 없다고 판명났다"며 배터리가 폭발한 킥보드 업체에 연락해 "귀사 제품이 폭발해서 집에 화재가 난 상태라며 보험처리를 부탁드렸지만, 배터리 결함을 저희가 증명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폭발한 전동킥보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A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업체 측은 "죄송하다는 말이 필요하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해 드릴 수는 있다"면서도 배터리 폭발에 대해 국과수에서 발급한 서류만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폭발한 전동킥보드의 제품 제조일은 22년 5월으로 보증기간이 남아있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국 경찰에 다시 연락해서 의뢰를 부탁드렸고 결국 과학수사대팀이 와서 현장검증과 함께 제품을 수거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자동차 급발진부터 이젠 킥보드 배터리결함까지 소비자가 증명", "절대로 사지 말아야겠다", "킥보드가 폭탄이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해당 전동킥보드 업체는 한 매체를 통해 "사고가 난 킥보드는 KC 인증을 다 받은 후 유통하는 것으로 10개월 정도 사용한 제품이 폭발한 것은 우리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동킥보드로 인한 화재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 4건이던 전동킥보드 화재 건수는 2018년 5건, 2019년 10건, 2020년 39건, 2021년 39건으로 급증해 5년 동안 모두 9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도 전동킥보드로 인한 화재가 17일 현재까지 25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20년 경기 구리소방서 소속 강경석·최재원 화재 조사관이 발표한 '압력 셀을 활용한 전동킥보드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의 화재위험성 분석 기법 연구' 논문에 따르면 시중의 전동킥보드 배터리는 대다수가 신뢰성과 인증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해당 업체는 지난 3월 부산 기장에 위치한 자사 배터리 공장에서 새벽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 3월 부산 기장군 한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