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 모돈트 추밀원 의장. 연합뉴스영국 찰스 3세 대관식에서 의외의 '신 스틸러'가 등장했다.
대관식에서 국왕에게 보검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페니 모돈트(Penny Mordaunt, 50) 추밀원 의장(보수당 하원 원내대표)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시간 가량 진행된 대관식 내내 무게 3.6kg에 달하는 보검을 흔들림 없이, 꼿꼿하게 들고 서 있었다.
보검은 길이 121cm, 무게 3.6kg이며 다이아몬드와 루비, 에메랄드 등 화려한 보석이 박혀있다. 왕의 권력과 선악을 판단하는 능력의 상징물인데, 여성이 보검 전달 임무를 수행한 건 영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모돈트 의장의 흔들림 없는, 강인한 모습이 중계되면서 언론과 시민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페니 모돈트가 쇼를 훔쳤다'고 했다. 또 이번에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차기 보수당 대표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고 보도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찰스 3세의 즉위식에서 페니 모돈트 의장이 보검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노동당의 에밀리 손베리 의원도 트위터에 "검을 든 자가 쇼를 훔친다"고 했다. 사회당 인사들도 "페니 모돈트의 팔과 어깨 힘에 경외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모돈트 의장은 "보검을 들고 있기 위해 팔굽혀펴기 훈련을 했다"면서 "무게가 똑같은 복제품으로 연습했는데, 해군에 몸담았던 경험이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관식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보검을 든 사진을 올리면서 "각자 역할을 수행한 수천명의 사람들과 함께 대관식에 참여한 일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또 "군인, 경찰 등 다른 사람들이 의식에 참여하거나 안전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걷거나 서 있었다는 점을 잘 아는데 그에 비하면 내 일은 오히려 쉬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