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초 전 보호대 풀고 투입' 우승으로 끝난 양희종의 라스트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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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양희종. KBL 제공KGC 양희종. KBL 제공경기 종료 3.4초 전.

KGC가 100대97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권을 가져왔다. KGC 김상식 감독은 급하게 양희종을 코트로 내보냈다. 준비도 하지 못했던 양희종은 오른쪽 어깨를 감싸고 있던 보호대를 풀어버린 뒤 코트에 섰다. 그리고 우승의 순간 SK 코트에서 홀로 눈물을 흘렸다.

KGC의 영원한 캡틴 양희종의 '라스트 디펜스'는 그렇게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양희종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어깨를 크게 다쳤다. 오른쪽 어깨 인대가 손상되면서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다. 오른팔은 아예 티셔츠 안에 넣고 있었다.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벤치 리더로 계속 엔트리에 포함됐다. 6차전도, 그리고 7차전도 벤치에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김상식 감독은 7차전을 앞두고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다. 컨디션 문제라면 잠깐이라도 투입이 가능하지만, 어깨를 다쳤다.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힘이 되기 때문에 엔트리에 넣었다"면서 "만약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 순간에 코트에 서 있었으면 한다. 코치들과, 또 희종이와 이야기를 했다. 상황이 만들어지면 코트에 서야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희종은 안양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당시 KT&G의 지명을 받았다.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15시즌을 안양에서만 뛰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최우수 수비상과 수비 5걸 등 수비 관련 상만 7번 수상할 정도로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2014년부터 KGC 주장을 맡아 선수들을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2016-2017시즌 통합 우승과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했다. KGC도 양희종의 11번을 구단 최초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수비 선수라는 이미지 속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다. 첫 우승이었던 2011-2012시즌에는 동부(현 DB)와 챔피언결저언 마지막 6차전 위닝샷을 성공했고, 2016-2017시즌 삼성과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6차전에서는 3점슛 8개를 림에 꽂았다.

결국 양희종은 우승과 함께 농구공을 내려놓게 됐다. 코트에 선 시간은 3.4초. 양희종은 다시 보호대를 착용하고, 왼손으로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양희종의 '라스트 디펜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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