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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증거인멸-宋 도주우려 엇갈린 방점…구속심사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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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돌아온 宋 닷새 만에 자진 출두
조사 불발에도…공개 석상서 결백 강조
檢 사무실 PC 교체 등 증거인멸 정황 포착
제출한 핸드폰 놓고…"초기화"vs"방어권"

박종민·류영주 기자박종민·류영주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송영길 전 대표 캠프를 향하며 사안의 중심부를 향해 가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와 후원 조직, 측근 등을 압수수색했고, 그 과정에서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휴대전화 초기화 등 송 전 대표 주변에서 벌어진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측 대응도 발빠르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조기 귀국한 지 닷새 만에 검찰청에 자진 출두했다. 비록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검찰청 앞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스스로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도 밝혔다. 도주의 우려가 없음을 명백히 하면서 추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앞 기자회견서 "전당대회 금품 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도 자신을 향한 의혹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음파일을 두고 "신빙성이 없어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 "이정근이 반부패수사2부와 (녹취록을 보도한) JTBC를 고발했다. 이정근의 진술 번복으로 기소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거지) 압수수색 당일 현장에 없었던 이유를 묻자 "저같이 20년 넘게 정치한 사람도 연일 추측 기사가 보도되면 마음이 불편해 집에 있을 수 없다"며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다음 날(4월 30일) 검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며 "제가 집에 없었다고 전혀 문제 삼을 것은 아니다. 제 발로 파리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입장을 밝히는 모습.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입장을 밝히는 모습. 류영주 기자
법조계에서는 송 전 대표의 이런 행동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상 정해진 수순인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한다.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을 공개하고 직접 수사기관에 찾아가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추후 영장심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검찰은 송 전 대표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증거인멸 정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송 전 대표가 제출한 휴대전화다. 지난달 30일 송 전 대표가 수사팀에 제출한 휴대전화는 이미 초기화된 상태로 연락처나 문자메시지, 통화 내역 등이 저장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송 전 대표 후원 조직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PC 하드디스크가 최근 교체된 정황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한 연구소 CCTV와 차량 출입기록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교체 등이 증거인멸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한동훈 법무 장관이 얘기하듯 검찰에 수사권이 있으면 저희는 방어권이 있다. 그런 문제는 법정과 검찰에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이렇듯 검찰과 송 전 대표 측은 서로 구속 필요성을 입증하거나 이를 불식하는 데 방점을 두고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송 전 대표는 도주 우려를 불식해 어떻게든 영장 기각의 명분을 쌓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로서도 사안의 최정점에 있는 송 전 대표의 신병 확보 여부는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검찰은 핵심 관련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의 영장을 청구했지만 한 차례 기각됐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자신과 주변을 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며 사건 부서 변경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검사 7명을 총동원해 정치적으로 기획 수사를 하는 것은 너무한 일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금품수수 사건처럼 공안1부로 이첩해 공정하게 수사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부총장, 강래구씨 등 송 전 대표 캠프 관련자들이 민주당 현역 의원과 당 지역본부장 등에게 9400만원의 금품을 살포했고 이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모씨와 국회의원 시절 4급 보좌관을 지낸 인천시의원 문모씨, 경선 캠프 전남지역본부장 서모씨 등 3명을 전날 하루 연이어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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