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사진 명단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 중인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승부조작 관련자 사면 후폭풍으로 이사진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던 대한축구협회가 상근 부회장직을 신설, 신임 이사진 명단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명의 이사를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상근 부회장을 둔 것이다.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실무 행정을 총괄하는 상근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홍보 기능도 강화됐다. 한준희 축구 해설가는 홍보 역할을 맡는 부회장으로 발탁됐다.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은 언론 분야 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현역 선수이자 남녀 프로선수협의회 회장인 이근호(대구FC), 지소연(수원FC)도 선수를 담당할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유임자도 있었다. 최영일·이석재 부회장, 정해성·마이클 뮐러·이임생·서동원 분과위원장, 조연상 이사 등 7명은 업무 지속성 등을 고려해 유임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한 징계인의 사면은 그 취지가 어떻든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며 "중요한 결정하기 전에 여러 의견을 듣고 결정이 미칠 파급 효과를 살펴야 했는데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회장과 분과위원 등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임기가 1년 8개월 남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협회를 안정시키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한국 축구를 위한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사안이 적절한지 내용이 충실한지 심사하도록 하겠다"면서 승부조작 관련자 사면 처리와 같은 일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미리 상의하고 토론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 대한축구협회는 경기인 출신의 축구인이 전무이사를 맡아 실무를 책임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엔 상근 부회장이 실무 행정을 총괄하는 형태로 변화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소통이 가장 큰 화두였다. 그래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을 추천하게 됐고 (앞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승부 조작에 연루된 축구인을 기습 사면했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사흘 만에 이사회를 다시 열어 관련자 사면을 철회했다. 지난달 4일에는 이와 관련해 이사진 전원이 책임지고 일괄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이하 대한축구협회 이사진 명단(25명) 부회장 (7명)
김정배 (57, 상근, 전 문체부 차관)
한준희 (53, 축구해설가)
장외룡 (63,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하석주 (55, 아주대 감독)
최영일 (57, 전 국가대표)
이석재 (65, 경기도축구협회장)
원영신 (67, 전 여성체육학회장)
분과위원장(7명)
정해성 (65, 대회위원장, 전 대표팀 코치)
마이클 뮐러 (58,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전 독일 청소년대표팀 코치)
이임생 (52, 기술발전위원장, 전 수원삼성 감독)
이윤남 (48, 윤리위원장, 변호사)
소진 (56, 공정위원장, 변호사)
서동원 (60, 의무위원장, 바른세상 병원장)
김태영 (53, 사회공헌위원장, 전 대표팀 코치)
이사(11명)
조연상 (56, 프로연맹 사무총장)
강명원 (55, 전 FC서울 단장)
박재순 (63, 쿠첸 대표이사, 전 수원삼성 대표이사)
조덕제 (58, FC목포 감독)
신연호 (59, 고려대 감독)
이근호 (38, 프로선수협의회 회장, 대구FC 선수)
지소연 (32, 프로선수협의회 회장, 수원FC 선수)
위원석 (58,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노수진 (61, 서울영등포공고 체육교사)
전해림 (31, 서울덕성여고 체육교사)
박인수 (66, 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