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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극한대립' 내년 최저임금 첫 회의…주요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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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위원 논란으로 지난달 회의 무산…본격 심의 시작
노동계, 약 25% 오른 1만2천원 vs 경영계, 1만원 이하
최저임금 계산방식, 업종별 차등 적용 쟁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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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첫 전원회의가 오는 2일 다시 열린다.

최임위는 2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당초 첫 회의는 지난 달 1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노동계가 공익위원 간사인 숙명여자대학교 권순원 교수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장내 시위를 벌이자 근로자위원을 제외한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 등이 입장을 거부해 무산됐다.

최임위는 장내 시위를 막기 위해 출입이 통제되는 정부세종청사로 회의 장소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첫 회의에도 권 교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는 입장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최임위는 독립기구지만 그동안 공익위원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특히 노동계는 권 교수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주 69시간제'를 윤석열 정부에 권고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최임위 회의에서 '졸속 심사'를 주도했다며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공익위원 간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논란됐던 최저임금 계산방식, 올해도 적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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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은 2년 연속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을 구하는 산식에 따라 결정됐다.

지난해 심의에서는 권 교수를 포함한 공익위원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4.5%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2.2%를 뺀 수치인 5.0%를 최저임금 인상률로 확정했다.

만약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면 내년 인상률은 4.74%(1.6%+3.5%-0.36%)로 계산된다. 이 경우 내년 최저임금은 1만 76원으로 산출된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방식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도 같은 계산법을 활용할 지는 미지수다.

우선 '1인당 평균 노동생산성에 따라 최저임금을 정한다'는 계산식의 논리에서는 최저임금제 핵심기능인 분배 개선 목적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최저임금(제도)은 평균 수준 조정이 중요하다"며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려주겠다고 하는 건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는 전체 임금과 현재의 전체 임금과 최저임금 간의 격차가 얼마냐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노동전문대학원 김성희 교수는 "(해당 계산식은) 국민경제 성장을 취업자 증가율로 나눈 건데, 그게 사실 노동생산성이라고 보면 안된다. 경제학적으로 명료하지 않다"며 "경제성장률을 취업자 증가율을 동반한다. (취업자증가율을 빼는 것은) 경제성장률을 단순히 차감하는 것밖에 안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공익위원 계산식에 사용되는 '전망치'가 가지는 변동성도 문제다. 최저임금 심의 결정 기간은 매년 3월 말부터 6월 말까지인데 이 시점에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도출해야 하다보니 불확실성이 크다.
 
김 교수는 "물가상승률 3월에 낮아졌다고 한 수치가 4.2%, 작년 평균이 5%대였다. 피부에 느껴지는 물가상승률 수치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산식이라는 게 하나의 준거점이 될 수 있는데, 그 준거점을 활용하려면 객관적인 조건에 대한 진단을 명확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핵심 결정 기준에 저임금 노동자의 '가구 생계비'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최저임금의 취지를 고려하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물론 그에게 생계를 의지하는 가구 단위까지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영계, 해마다 외치는 "최저임금 차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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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사용자 간의 지급능력 차이를 고려해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계가 해마다 요구하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됐을 뿐, 이후에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운영되지 않았다.

2017년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논의했으나 △저임금 업종 낙인효과 △업종별 임금의 합리적 구분 기준과 자료 부재 △최저임금 취지에 안 맞음 등을 이유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상 업종별 차등 적용 근거조항을 아예 삭제하자며 맞서고 있다. 사실상 실현될 수 없는 사문화된 조항을 경영계가 끌어들여 일종의 '협상용 카드'로 악용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공익위원들은 지난해 6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노동부에 의뢰했다. 노동부는 지난 3월 31일 연구용역 보고서를 최임위에 전달했지만, 아직도 외부에는 공개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밖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 등에게도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문제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 "1만 2천원" vs 경영계 "동결" 신경전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4.74% 오른 금액인 1만 2천 원을 일찌감치 공식 요구한 상태다.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 임기 내 2018년~2022년 결정된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로, 2013~2017년 박근혜 정부 때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4%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2019년부터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단계적으로 포함되는 등 산입범위가 확대되면서 최저임금의 실질인상 효과는 오히려 작아진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이 더 커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영계는 동결 혹은 소폭 인상 등을 요구하며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지 않도록 방어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고물가 기조 등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막아세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최저임금(시급 기준)과 전년 대비 인상률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8년 7530원(16.4%), 2019년 8350원(10.9%)으로 10% 이상 인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폭풍으로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9160원(5.05%), 올해 9620원(5.0%)으로 각각 책정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강조하면서 노사정 간 긴장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 최저임금 심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수준은 통상 매년 6월 말 또는 7월에 결정된다. 최임위는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6월 말까지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법으로 규정됐지만, 이 기한을 넘겨도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어 결론이 늦어진 때도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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