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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신병에 폭언·가혹행위…"간부들 방관에 결국 정신과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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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면 '닥치고 기다려라' 등 폭언"
"중대장·소대장도 가해자·피해자 분리 안해"

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육군 GOP 부대에서 갓 전입한 신병이 상습적 가혹행위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 정신병동에 입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8월부터 육군 제5사단 GOP에서 전입신병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간부들은 인권침해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도 관행이란 핑계로 방관했다"고 덧붙였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자 A이병은 지난해 8월 말 육군 제5사단 GOP에 상황병 보직으로 배속됐다. 해당 부대에서는 상황병 신병이 오면 통상 3~5주 정도 인수인계(교육) 기간을 갖고 본 근무에 투입하는데, A이병은 2주만 인수인계를 받고 본 근무에 투입됐다.

그럼에도 가해자 B상병(현재 만기전역) 등 상황병 선임들은 A이병이 업무에 미숙하다며 상습적으로 폭언,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B상병은 A이병이 처음 접한 업무나 잘 모르는 점에 대해 질문을 하면 짜증을 내며 "닥치고 기다려라"는 등 폭언을 했다고 한다. 또 A이병이 실수를 하면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화를 내고 욕설을 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선임병들은 A이병에게 인수인계 기간을 1주일 추가로 부여하고 관련 책임을 B상병에게 맡겼다. 그러자 B상병은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붓고, 의자를 발로 밀치며 '내가 이러니 화나냐? 말 놓을까? 말 편하게 해봐?'라며 책상을 치는 등 물리적 위협도 가했다.

뿐만 아니라 근무에 투입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대 전화번호부와 파견 간부 이름 등을 모두 암기하지 못하고 메모한 노트를 찾아보고 있다는 이유로 폭언을 하고 암기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센터는 해당 GOP 부대 C소대장이 이러한 상황을 직접 상황실에 근무하면서 B상병의 폭언과 욕설을 대부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C소대장이 폭언에 동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C소대장은 A이병이 첫 단독근무에 투입된 지난해 9월 중순쯤 근무시간이 돼 상황실로 들어온 A이병에게 '너 눈치 없어? 우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들어와?'라며 소리쳤다고 한다. 또 당황한 A이병에게 '너 표정이 왜 그래? 근무 들어가기 전부터 그런 식으로 표정 지으면 너랑 일할 맛이 나겠냐?'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A이병이 이같이 부대 내 가혹행위를 겪자, 부모님은 부대 간부들을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해자, 피해자 분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C소대장은 A이병과 면담에서 부모님에게 'B상병이 전출갔다고 말해달라'며 거짓말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같은 괴롭힘 끝에 A이병은 지난해 11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민간 병원 주치의는 A이병을 진료하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폐쇄 병동에 입원시켰다. A이병이 거쳐간 민간병원들은 대부분 A이병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대 복귀가 어렵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에 지난해 12월 수사관과 소속 연대 여단장이 A이병 부모님에게 현역부적합심의 신청에 대해 안내했고, 부모님은 지난 1월 현부심을 신청했다. 이후 군병원에서도 A이병을 '부대 내 부조리를 겪은 이후 발생한 증상으로 인해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군 복무 상의 상당한 제한점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상작전사령부는 지난 2월과 3월 2회에 걸쳐 현부심에서 '계속복무'를 결정했다.

5사단 군사경찰대대는 '민원조사' 명목으로 범죄혐의를 인식해놓고도 수사로 전환하지 않고 조사만 하다가, 지난해 12월 말이 돼서야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후 부모님이 형사처벌 의사를 보이자, 비로소 수사로 전환해 육군 수사단으로 기록을 이첩했다.

현재 A이병 측은 B상병을 상해죄 등으로, 중대장, 소대장을 직권남용 등으로, 사건을 맡았던 5사단 군사경찰 조사관을 직무유기로 고소했다.

센터는 "근무 긴장도가 높고 총기를 사용하는 GOP에서의 괴롭힘, 가혹행위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며 "이 사건은 부조리가 만연했던 GOP 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괴롭혔고, 피해자가 이를 신고했으나 쉬쉬하면서 2차 피해까지 야기한 전형적 군대 내 인권침해 사건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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