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가정의 달 5월은 유통업계 대목으로 꼽히지만,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혀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각 업체는 가족단위 쇼핑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가격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온라인 쇼핑 등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망치는 73으로 나타났다.
RBSI는 유통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소매유통업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년 전 지수값 64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2분기도 여전히 유통업계에게 고난의 시간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애로요인으로 소비 위축(38.2%), 비용 상승(22.8%), 소비자물가 상승(15.4%) 등을 꼽았다. 고물가 현상 속 제반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는데,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은 상황이 어려움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4년 만의 마스크 없는 가정의 달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번 5월에는 어린이날 연휴,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을 낀 연휴 등 사흘 간의 황금연휴가 두 번이나 존재하기 때문에 가족단위 선물 수요를 자극하고, 방문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시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월은 기념일이 연달아 있기 때문에 완구, 건강기능식품 등 대표적인 선물 상품의 수요가 높다"며 "소비자들의 고물가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할인 규모와 폭을 넓히고,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이 편하게 즐기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제공대형마트들은 어린이날을 겨냥한 완구 할인 대전에 매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달 7일까지 다양한 문·완구를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특히,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티니핑, 또봇 등 인기 캐릭터 완구를 1만원대 이하로 기획했다. 오는 13일까지는 이마트 월계점 1층 아트리움에서 '키즈 미로'가 열려 미로 탐험, 볼풀, 경품 뽑기 등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도 다음달 7일까지 인기 브랜드 완구 2천여 종을 최대 70% 할인한다. 레고와 헬로카봇, 티니핑 등이 할인 판매 대상이다. 롯데아울렛 기흥점, 롯데몰 수원점에서는 '그래비트랙스 팝업 스토어' 행사가 열려 그래비트랙스 시연과 미션 트랙을 조립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홈플러스도 다음달 10일까지 슈퍼텐∙또봇V∙레고 등 다양한 인기 완구를 최대 80% 할인한다. 보드게임, 실바니안 패밀리, 직수입 R/C카도 할인 대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매출을 분석해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장 인기 있었던 품목에 대한 할인 행사를 개최하며, 소비자들의 쇼핑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3년간 4~5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4월 마지막 주부터 어버이날까지 2주 동안의 안마의자, 휴대폰, 게임기 매출은 직전 2주보다 각각 평균 20%, 25%, 90% 급격히 늘어났다.
롯데하이마트 제공이에 하이마트는 오는 28일부터 프리미엄·가성비 안마의자 제품을 동시에 구매할 때 혜택을 제공하는 '부모님 선물 기획전', 스마트폰·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콘솔 게임기·타이틀을 동시에 구매할 때 혜택을 제공하는 '자녀 선물 기획전' 등을 진행한다.
티몬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수요를 확인하고, 다음달 12일까지 쿠폰과 함께 다양한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개최한다. 티몬이 지난 11~20일 고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금을 제외하고 어버이날에 드리고 싶은 선물 1위는 건강식품(33%),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상품권·e쿠폰(30%)이었다. 공통적으로 2위에는 여행·나들이 선물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