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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피프티 피프티 '큐피드'의 대박, '우연'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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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기획과 제작 전반 맡은 안성일(시안) 프로듀서 인터뷰 ①
올해 2월 낸 신곡 '큐피드'로 미국 빌보드 '핫 100' 4주째 진입
영국 오피셜 '톱 100' 차트 26위까지 올라…두 차트 모두 '상승세'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작업"했던 곡으로 대성공
"차트 순위보다 세운 전략이 잘 표현된 것 같아 기뻐"

지난 13일 열린 피프티 피프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13일 열린 피프티 피프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마치 샹송이 연상되는 독특한 도입부, 한 번만 들어도 기억에 남는 매력적인 음색, 어떤 '걸림' 없이 들을 수 있는 전개, 이전 발표곡들과 연결되는 세계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곡 '큐피드'(Cupid)는 해외에서부터 반응이 왔다.

속도를 빠르게 조정한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이 숏폼 플랫폼 '틱톡'을 중심으로 퍼졌고,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의 순위가 오르는 등 입소문을 타더니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빌보드와 함께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도 건재하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피프티 피프티'(FIFTY FIFFY)의 이야기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거나 강력한 팬덤을 채 구축하기도 전인 '4개월차 신인'이 이룬 성과는, '중소돌(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기적'으로 불리는 중이다. 당연하게도, 이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체계적인 트레이닝(훈련)으로 역량을 다지는 데 힘썼고 처음부터 해외를 공략한 정교한 전략을 택했다. 이 같은 방향성의 중심에는 안성일(시안·SIAHN) 프로듀서가 있다.

CBS노컷뉴스는 피프티 피프티라는 그룹의 시작은 물론 앨범 기획·제작·음악·프로모션(홍보) 등 전 과정을 담당하는 안성일 프로듀서에게 '큐피드'의 성공 비결을 비롯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1.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에 실망한 소녀의 이야기 '큐피드'로 시작해, 현실을 자각하고 실망한 소녀가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러빈 미'(Lovin' Me), 자신을 넘어 타인까지 사랑할 수 있게 된 '텔 미'(Tell Me), 유토피아에 도달해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하이어'(Higher)까지 세계관이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을 언제부터 생각했는지와, 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세계관을 기획하면서 고민에 빠진 날이 있었는데 연습생 월말 평가를 마치고 피드백을 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날 "진정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며 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다음 날 기획팀들과 나눈 이야기는 '현실적인 지금 현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이 친구들이 느끼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진정성 있게 표현될 수 있어야 하는 부분,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고민하는 것, 이것이 바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반복적인 물음'이었습니다. 이 포인트를 통해 '팬덤이 없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의 리스너(청자)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게 아닌가'를 논의하고 수정하게 됐습니다.

피프티 피프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안성일(시안 프로듀서. 더 기버스 제공피프티 피프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안성일(시안 프로듀서. 더 기버스 제공2.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처음부터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방법을 찾다가 '진정성 있는 보편적인 음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 300곡 중 4곡을 택해 데뷔 앨범을 내게 됐다(2023년 3월 '이즘' 인터뷰)고 밝힌 것을 봤습니다. 300곡에서 4곡을 추리는 과정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텐데, 그 4곡이 선정된 결정적 이유가 궁금하고 마지막까지 빼는 데 고심했던 곡이 있다면 일화를 듣고 싶습니다.

과정이 좀 생략된 부분이 있는데 A&R 이준영 본부장이 1200곡 이상 수집했고, 1차로 한번 걸러낸 후, 기획팀 전체 모니터 후 2번째 워싱(선별)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프로듀싱 관점에서의 최종 점수를 합산해서 상위 곡 중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곡을 리드를 통해 수정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온 앨범이 첫 번째 '더 피프티'(THE FIFTY) 앨범입니다.

'큐피드'는 이 과정 전에 제작된 음원인데 피프티 피프티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음악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오랜 기간 동안 편곡과 내용을 수정하고 편곡에 직접 참여해서 공을 들인 음악이었고 조금은 막연하지만, 프로듀서로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작업하게 된 곡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별된 음악과 기획 의도를 최종 결정권자이신 전홍준 대표님께 설명해 드리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 특히 '큐피드'는 '틱톡 픽'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큐피드'의 '스페드 업' 버전이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틱톡의 경우 플랫폼 특성상 짧은 러닝타임 안에 내용을 채워야 하기에 음악의 '스페드 업' 버전이 유행한 지는 꽤 됐습니다. 저희 음악뿐만이 아니라 그런 버전들이 너무 많고 형태 자체가 참여형 콘텐츠인지라 저희가 따로 그 버전을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은 메시지와 음악에 대한 관심도 때문에 큰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4. 틱톡에서는 '올해 최고의 프리코러스' 등 '큐피드'를 가지고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만든 영상이 인기였는데요. 이렇게 곡이 널리 퍼지는 데 기여한 틱톡 이용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진정성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앞으로 더 고민하고 만들자고 멤버들과도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피프티 피프티가 지난 2월 24일 발매한 '큐피드'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등 해외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트랙트 제공피프티 피프티가 지난 2월 24일 발매한 '큐피드'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등 해외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트랙트 제공5. 빌보드 '핫 100' 4주 연속 진입(100→94→85→60위), 영국 오피셜 톱 송 차트 4주 연속 진입(96→61→34→26위),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톱10 입성 등 각종 해외 차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대박'까지는 기대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소감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수치적인 성과가 궁금합니다.

초반에 팬덤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타깃 세그먼트(target segment)를 설정하면서 어느 곳을 타게팅(공략)해야 하는지 저희 팀 모두가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했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들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피로도"였습니다. 그걸 개선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임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타깃으로 정한 건 국내나 해외나 시작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단 K팝 현지 시장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더 많은 리스너가 있는 해외시장 쪽으로 집중해서 프로모션 계획을 준비했습니다. 연습생 초기부터 미국과 각국의 파트너들과 아이들의 성장과 기획 방향들에 대해 고민했고, 데뷔 준비 데드라인 때 해외시장 쪽에서 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앨범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전홍준 대표님이 저희 팀에 힘을 실어 주신 가장 큰 이유는 팀원 전체가 글로벌 시장에 네트워크와 문화의 이해도가 높은 팀원들이라 변화를 추구하고 그에 따른 노고가 잘 반영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트 순위보다 세운 전략이 잘 표현된 거 같아 모두 기뻐하고 있습니다 ^^

6. '더 피프티' 앨범을 들어보면 사이버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강렬한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로그인'(Log in)을 제외한 나머지 곡이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각 곡의 매력이 존재하고 팀의 색을 잘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을 처음 듣는 청자에게는 곡을 분별해서 듣는 게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 않나 생각했는데요. 프로듀서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 음원에 집중한 부분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세계관에서 멤버 각자의 스토리를 들려주려 했고 그래서 2곡의 유닛 곡과 2곡의 테마를 기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말씀드린 현실적인 무드를 두 유닛 곡('텔 미' '러빈 미')에 표현했고, 이상에 대한 희망을 '하이어'에, '로그인'은 현재 그리고 언젠가 경험하게 될 두려움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음악적인 스토리 무드와 순서인 시퀀스에 더 집중했습니다.

단순 리스너 관점에서는 비슷하게 느끼셨을 수 있지만 주관적인 생각들을 다 충족시키는 건 어려운 부분이라 피프티 피프티만의 컬러와 스토리에 가장 부합하는 톤앤매너라 생각하고 음악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리스너 분들이 이런 스토리를 많이 이해해 주신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피프티 피프티 새나, 아란, 키나, 시오. 박종민 기자왼쪽부터 피프티 피프티 새나, 아란, 키나, 시오. 박종민 기자7.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특히나 유행이 빠르고 사람들의 취향이 자주 달라지는데, 프로듀서님이 느끼기에 요즘 '사랑받는 음악'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요즘 사랑받는 음악의 특징'을 쉽게 답을 내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저희 업계 사람들에게 항상 큰 숙제입니다. 약 25년 정도 제작자로 활동해 왔는데, 초기 활동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변함없이 항상 집중해 왔던 부분은 '대중이 어떤 부분에서 피로도를 가장 느끼는지를 찾는 것'과 '음악을 통해 감성을 전달'하는 부분입니다. 이 두 가지를 고민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음악이 되는 데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 해외뿐 아니라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큐피드'를 비롯해 음원이 재조명받고 순위가 급상승 중입니다. 눈부신 성과가 빠르게 나오고 있는 현재의 이 상황이, 피프티 피프티라는 팀의 지향점에 영향을 미친 점이 있나요? 아니면 향후 활동 계획에 변동 사항이 생긴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큐피드' 프로덕션을 마치고 곧바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김지훈 팀장과 미국 프로모션 업무로 출국했습니다. 기획 당시 세웠던 100일 프로젝트에 대해 집중하였고 현재도 진행하는 중입니다. 기획했던 부분의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며 '큐피드' 다음 프로젝트 준비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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