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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소음피해 합리적 지원 찾아 제주공항 오늘도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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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 해 16만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이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다양한 기관과 업체, 직종이 어우러진 백화점과 같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를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열여섯 번째 이야기,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의 '소음 대책'을 소개합니다.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⑯]공항소음대책
제주공항 소음대책지역, 엘디이엔데시벨에 따라 1~3종으로 분류
토지매수와 주택방음, 냉방, 전기료 지원 등 소음대책사업 다양
항로감시 용이한 용담로7길 등 6곳에 자동소음측정망 설치
항공소음에 따른 민원 1호는 냉방기 설치…"최선 다해 주민불편 없도록"

항공기 소음 측정중인 제주공항 직원.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공항공기 소음 측정중인 제주공항 직원.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⑪긴장의 1초 1초 제주공항 지휘자 '관제사'의 하루
⑫희귀직종 '관제사' 직업병·스트레스 넘어 항공 지휘
⑬제주공항 조류충돌 최근 3년간 57건…365일 새들과 전쟁
⑭급변풍경보만 1년 301회…변화무쌍 제주국제공항 날씨
⑮"제주공항 치안 붙들어매세요"…'103호' 제주국제공항경찰대
⑯항공소음피해 합리적 지원 찾아 제주공항 오늘도 현장속으로
(계속)

고주파음이 주도하는 항공기 소음

고주파음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항공기 소음은 일반적인 다른 소음에 비해 음향 출력이 매우 큽니다. 항공기가 상공을 고속으로 이동하다보니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고, 전방보다는 후방에서의 소음이 강합니다. 자동차 소음은 흡음판을 대 학교 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지만 항공기 소음은 땅 밑을 뺀 3면에서 들어오다보니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3종으로 나뉘는 제주공항 소음대책지역

제주공항이 제주시 중심부에서 반경 2~4㎞에 있다보니 소음피해에 대한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제주공항 소음대책지역은 소음이 79엘디이엔데시벨(LdendB) 이상인 제1종구역과 75 이상~79 미만인 제2종구역, 그리고 70 이상~66 미만인 제3종구역으로 나뉩니다. 소음대책지역으로 첫 고시됐던 1993년에는 6.6㎢에 1519가구였던 게 4차 변경고시를 거친 지난 1월에는 17.93㎢에 1만111호가 대상입니다.
 

다양하게 이뤄지는 소음대책사업

제1종구역과 제2종구역은 항공기 소음 영향이 큰 만큼 기본적으로 손실보상과 토지매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 1~3종구역은 방음과 냉방, 공영방송수신료 지원에 이어 전기요금까지 지원됩니다. 주택방음시설은 외부 창문과 출입문을 방음효과가 높은 복층유리로 제작된 방음창문과 방음출입문으로 교체하는 공사입니다. 냉방시설 설치보다 우선적으로 이뤄지는데 소음영향도 정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집니다. 대신 방음시설 시공조건으로 신축이나 증축을 허가받은 건물은 주택방음시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냉방시설은 소음대책지역안에 있는 주택과 교육, 공공시설물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6~9월까지 4개월간 매달 5만원의 전기료도 지원됩니다.
 
항공기 소음 측정중인 제주공항 직원.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공항공기 소음 측정중인 제주공항 직원.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공

소음대책사업 30년간 1200억원 지원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공항 소음대책사업으로 예산을 가장 많이 쏟은 곳은 '방음'입니다. 3200여 세대에 480억원이 지원됐는데요. 다음으로 6900여 세대에 냉방지원사업으로 189억원이 쓰였습니다. 설치된 에어컨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나 매매, 이전을 할 수 없습니다. 전기료도 8900여 세대에 93억원이 지원됐습니다. 올해도 이같은 다양한 소음대책사업에 8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제주공항 항공기 자동소음측정망은 6곳

제주공항에는 항공기 소음을 측정하기 위해 용담로7길과 서해안로, 도두1길, 오도길, 대통동길, 통물길 등 6곳에 자동소음측정망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에 설치된 건 항로를 감시하기 쉬운 데다 배경 소음과 지형지물에 의한 영향이 적은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없긴 하지만 소음측정은 24시간 이뤄집니다. 소음측정은 군항기는 빼고, 민항기만 대상으로 합니다.
 

항공기 소음으로 무척 다양한 민원이 제기됩니다

대표적인 게 '소음영향은 똑같은데 옆집은 소음대책 지원대상이고, 우리집은 왜 제외됐느냐'는 겁니다. 현재 고시된 소음대책지역은 앞으로 늘어날 항공기 수요를 반영해 설정, 고시된 지역만 사업이 시행됩니다. 특히 '소음 등고선'에 주택이나 건물, 지번이 조금이라도 걸치는 경우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됩니다. '1년에 한번 건강검진 받게 해달라'는 민원도 적지 않다는데요. 주민지원사업 대상이 아니어서 정중히 거절되고 있습니다.
 

민원 1호는 냉방기 설치 사업

'왜 냉방만 되고, 난방은 안되느냐' '누구는 지원되는데 나는 왜 안되느냐' '벽걸이형보다는 스탠드형으로 해달라' '보다 큰 에어컨으로 설치해 달라' 등등. 해가 갈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무더위도 수위를 높이다보니 냉방기 설치로 인한 민원은 한도 끝도 없다는 게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의 설명입니다. 예산 한계 때문에 전년도 설치 신청을 받아 이듬해 냉방기 설치가 시작되는데 정해진 신청시기 이후 신청해서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잦다네요. 특히 애프터서비스문제로 에어컨 제조사가 아닌 한국공항공사에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참아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주민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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