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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안전 지키는 항공기 주치의 '항공정비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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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 해 16만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이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다양한 기관과 업체, 직종이 어우러진 백화점과 같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를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스물네번째 이야기, 비행기 주치의 '항공정비사'를 소개합니다.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㉔]항공정비
예방정비 통해 항공기 결함 사전 차단과 탑승객 안전 보장
경정비에서 중정비까지…타이어는 20일에 한번씩 교환
국가자격증 면장 취득 뒤 항공기 기종 교육 받아야 정비자격
제 시간에 띄우는 정시성 확보보다 승객과 항공기 안전이 우선

항공 정비. 주간운항을 위해 정비는 대부분 야간에 이뤄진다. 제주항공 제공항공 정비. 주간운항을 위해 정비는 대부분 야간에 이뤄진다. 제주항공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⑪긴장의 1초 1초 제주공항 지휘자 '관제사'의 하루
⑫희귀직종 '관제사' 직업병·스트레스 넘어 항공 지휘
⑬제주공항 조류충돌 최근 3년간 57건…365일 새들과 전쟁
⑭급변풍경보만 1년 301회…변화무쌍 제주국제공항 날씨
⑮"제주공항 치안 붙들어매세요"…'103호' 제주국제공항경찰대
⑯항공소음피해 합리적 지원 찾아 제주공항 오늘도 현장속으로
⑰국내 유일 특화 세관, 제주 하늘·바닷길 국경 '꽁꽁'
⑱제주관광 민원 해결까지 '제주공항 종합관광안내센터'
⑲반려견 안전까지 고려하는 항공기 지상조업
⑳'이들' 무게 조율에 승객·화물 안전비행 달렸다
㉑"내가 누군줄 알아" 진상·취객 도발에도 '항공 안전 운송'
㉒"항공기 결항·회항 최후 결정, 이 손안에 있소이다"
㉓"누가 넘버쓰리래?"…제주 출입국 첫 관문 '검역'
㉔승객 안전 지키는 항공기 주치의 '항공정비사'의 하루
(계속)



*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항공정비
항공기를 정비하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항공기 성능을 유지하는 일. 바로 항공정비사의 존재 이유입니다. 탑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업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탑승객으로서는 결함없는 항공기를 모는 조종사를 만나는 것 외에는 안전장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항공기 시스템과 구성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반복된 정비를 통해 업무 능력을 숙달하고 향상시키는 노력, 항공정비사의 기본 자질입니다.
 
* 무엇보다 '예방 정비'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항공기나 차량이나 엔진을 가동해 움직인다는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공중을 다니는 항공기의 경우 한 번의 사고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정비의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랍니다. 특히 결함에 대한 정비에 앞서 '예방정비'를 무엇보다 철저히 한다는 점이 차량정비와 차별화됩니다. 또 비행 뒤 발생된 결함 유무와 항공기 전체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각종 결함에 대한 해결과 유지 관리 뒤 최종 항공기 안전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은 쳇바퀴 돌 듯 반복됩니다. 승객 안전과 생명과 연관된 만큼 연료와 오일량, 엔진, 타이어 압력 등 어느 하나 소홀함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항공정비. 제주항공 제공항공정비. 제주항공 제공
* 한 달을 채 쓰지 못하고 교환하는 타이어
이륙과 착륙 때 항공기 자체 무게는 물론 승객과 화물의 무게까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타이어는 교환 시기가 남다릅니다. 자동차의 경우 대략 2~3년에 한번 교체하지만 보잉737 기종의 경우 평균적으로 20일에 한 번씩 교환합니다. 착륙 때마다 하얗게 피어나는 타이어 마찰 연기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싶습니다. 항공기 양 날개에 부착된 엔진 역시 열을 식히고, 윤활작용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엔진오일은 하루에 한번 추가 보급됩니다. 브레이크 역시 6개월에 한번 바꾼다고 하니 자동차 정비와는 확연한 급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 항공정비사 취득, 시험의 연속입니다
항공정비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항공분야 면허증 '면장'을 취득해야 합니다. 필기시험은 2년 안에 기체와 역학, 장비, 기관, 항공법 등 5과목을 모두 합격해야 합니다. 과목에 합격하고도 2년이 지나면 재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실기시험은 국가가 지정한 실기평가자들에게 구술시험을 보고 합격해야 최종 합격증서를 받아들 수 있습니다. 항공정비 매뉴얼은 모두 영어로 돼 있어서 영어를 잘하는 건 기본입니다. 면장을 바탕으로 항공사에 입사하면 항공기 기종에 대한 교육을 받는데요. 보잉737의 경우 이론교육 뒤 구술시험에 합격하면 항공기 정비자격증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기종에 대한 면허를 유지하려면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합니다.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항공정비사. 제주항공 제공항공정비사. 제주항공 제공
* 정비도 '날씨'와의 전쟁입니다
항공기 정비는 몇 개의 정비단계가 있습니다. 엔진오일과 타이어, 브레이크 등을 점검하는 A체크와 엔진을 중심으로 상세한 점검이 이뤄지는 B체크, A·B 점검에 더해 배선과 랜딩기어 등을 점검하는 C체크 등 큰 틀에서 A~C단계로 분류됩니다. 엔진을 들여다봐야 하는 중정비 이상의 경우 격납고를 사용하지만 매일 행해지는 점검은 야외에서 이뤄집니다. 여름에는 땡볕에, 겨울에는 추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조건입니다. 평상시 이같은 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지 않고서는 작업을 이어나갈 수 없습니다.
 
* 항공시장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항공정비사
현재 국내 항공정비사 면허 보유자는 1만6000명 가량입니다. 제주항공의 경우 470여명의 정비사를 두고 있습니다. 각 기종별로 항공정비사가 필요하다는 직업 특성상 항공정비사 면허를 보유하고, 각 회사의 취업요건을 충족할 경우 취업이 수월하다는 게 항공사의 전언입니다. 본인이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실력 차이가 크고, 실력만 보장되면 회사가 65~70세까지 붙잡아 두려해 50세만 되면 퇴직을 준비해야 하는 일부 직종과는 차별화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야간 근무에다 힘을 써야 하는 작업이 많아 눈 건강과 허리디스크가 우려된다는군요.
 
항공정비. 제주항공 제공항공정비. 제주항공 제공
* 시간과의 사투, 하지만 승객과 항공기 안전을 앞설 수 없습니다
항공정비사들은 항공기 결함이 발견되면 정비도 정비지만 시간의 압박을 받습니다. 예방정비나 결함 제거라는 일정시간 뒤 승객을 태우러 가야하는 만큼 시간의 제약은 필수불가결로 뒤따라오는 숙제와 같습니다. 결국 업무능력 향상을 통해 제 시간안에 대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군생활 포함해 40년이 항공정비 경력을 지닌 이희승 제주항공 정비파트장은 "비행기가 안전운항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비사의 역할이다. 안전하지 않으면 비행기를 띄울 수 없다. 정시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이라며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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