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민의힘에서 지도부의 잇단 설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결국 김기현 대표가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동시에 국회의원 정원 축소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면전환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국회에 있는 오수정 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결국 지도부의 실언이 논란이 되자 고개를 숙였네요.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공개 사과를 한 것이 이례적인데. 오늘 아침 회의 분위기가 어땠나요?
[기자]
네 오늘 아침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4.3은 격이 낮은 추념식'이라는 실언으로 한 달 동안 자숙을 선언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회의에 불참했고요.
김기현 대표도 어두운 표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이 빈번해 당 대표로서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부분은 직접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최근 불미스러운 잡음으로 인해 우리 당의 개혁 의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럽고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앵커]
오늘 김 대표가 사과와 함께 "당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공개 경고장도 날렸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거론한 건가요?
[기자]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양희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인데요. 김 대표는 이 윤리위원회를 조속하게 구성해서 엄격한 윤리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차후 국회의원 자격 평가를 할 때 문제를 일으킨 구성원들에게 벌점을 매기도록 하겠다고도 경고했는데, 내년 공천에서 불이익을 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창원 기자[앵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게 지난 3월 8일, 그러니까 한 달이 채 안 됐어요. 그런데 공개 사과를 한 것을 보면 최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4.3발언 언급해 주셨지만, 최근의 논란상 다시 한 번 짚어주세요
[기자]
당장 이번주만 보면요. 월요일 태영호 최고위원, 화요일 김재원 최고위원, 수요일 조수진 최고위원 이렇게 연이어 발언들이 각각 논란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태영호‧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고요. 제가 지난번에 한 발언도 제주도민들에게 용서를 빌었던.."
"대통령이 보통 3.1절 광복절 정도는 참석을 하거든요. 4.3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여성분들 같은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거든요"
[앵커]
4.3 당일인 월요일에 태영호 의원이 '4.3은 김일성 지시에 의해 일어났다'는 발언에 대해서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고. 화요일 김재원 최고위원의 '4.3은 격이 낮은 추모일이다'. 그리고 어제 조수진 최고위원의 양곡법 관련해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제안한 거죠. 최고위원의 발언들이 이번 주 월, 화, 수요일에 연달아 터진 거네요.
[기자]
그렇다보니 내부에서는 당 위기를 수습해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초유의 '최고위원 리스크'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룰을 바꿔서 당심 100%로 지도부를 선출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민심과 동떨어진 채 선출된 지도부의 부작용이 단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앵커]
오늘 김기현 대표 공개 사과와 경고장 말고도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언급했네요. 이 부분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김 대표는 오늘 회의에서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이 의원 수 축소를 요구한다면서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를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주부터 국회의원 전원이 모여서 선거구 개편에 대해 토론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만큼 이 자리에서 의원수 감축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국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신뢰 회복을 위한 특권 내려놓기조차 없이 선거제도만 개편하자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회의원 정수 축소가 그동안 공개된 논의 내용이 아니라서 사실 갑작스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의도가 있는 걸까요?
[기자]
오늘 정수 축소를 꺼내든 배경은 수세에 몰린 김 대표의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리자 인기 영합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 57%가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데에 찬성하고 있거든요.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같은 여론 우위를 바탕으로 앞으로 김 대표가 연이어서 특권 내려놓기 같은 정치개혁 혁신안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원위원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김 대표 의원 수 감축 카드가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